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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공포의 추억 공포의 추억 - 빳따 1979년 15사단 68FA에 배치를 받고 간부대상으로 포단의 첫 교육이 시작되었다. 동기생들도 인근의 998FA로 파견을 가서 합숙으로 함께 교육을 받았다. 16기 위00 중위는 내 기억으로 인하대를 졸업하신 선배로 교육 첫 날, 17기 신임장교들의 언행이 못마땅하셨는지 교육이 끝난 야밤에 동기생 전체를 소집하셨다. 155mm 야포 포상진지에 6~7명인가 17기 동기생들이 나란히 위 선배님 앞에 정렬했다. 위 선배님은 신임 학군장교들이 타군 장교들에게 너무 깍듯한 것도 꼴불견이고 선배들에게 예우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이 문제가 있으며 앞으로 자대 생활을 똑바로 하라는 취지로 일장 연설을 하신 후 17기이므로 빳따를 17대씩 모두 맞아야 한다고 하셨다. 달빛이 교교한 으슥한 야밤,.. 더보기
새벽 단상 새벽 잠이 깨어 시계를 본다. 4시 45분 억지로 한 숨을 더 자기로 한다. 1시간 정도 더 잠을 자고 깨어보니 5시 30분, 아내가 만들어 놓은 카레밥과 무우청 우거지 된장국을 뜨끈하게 먹고 일찍 집을 나선다. 6시의 아파트 단지는 어둑어둑하다. 후문 경비원 아저씨는 퇴근을 하고 난 출근을 하다가 가끔 만난다. 정확히 6시에 퇴근을 하게 되어 있어서 그 시간에 내가 지나가면 경비원 아저씨를 꼭 만나게 된다. 경비원 아저씨는 아내가 한복집을 하고 있다고 내게 이야기 하셨다. 오늘도 후문 경비실 앞에서 만났다. '아 안녕하세요 지금 퇴근하시나봐요?' '아 예 안녕하세요, 그런데 일찍 출근하시네요' '예 아침에 일찍 잠이 깨면 사무실로 나갑니다.' 둘은 나란히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담배 태우실래요?' .. 더보기
하나를 버리고 다섯을 얻는다 하나를 버리고 다섯을 얻는다 !? 지난 9월 22일, 33년간 피워 온 담배를 일체 끊고 70일이 지났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기에는 금연을 참 잘 했다고 확신을 갖게 된다. 실천하기 힘든 금연인만큼 역시 담배를 끊은 후에 얻는 것도 비례하여 크다. 33년 동안 단 며칠도 담배없이 못 살았고 친구처럼 애인처럼 끼고 살았던 담배 몇 시간만 못 만나면 만나고 싶고 몇 시간만 향기를 맡지 못하면 머리에서 현기증이 나던 영원한 친구 담배 몇 명의 친구를 잃는다 해도 담배는 잃을 수 없다며 줄기차게 다져 온 담배와의 우정... 가장 가까운 나의 친구 담배 어렵고 힘든 일 있을 때마다 내 마음을 달래주던 친구, 담배, 그 간절하고 가까웠던 친구인 담배와 한 순간에 작별의 인사를 고하고 서로는 더 이상 친구로서 벗하지.. 더보기
삼무 일존 예외는 있다 3무 1존(三無 一存 ), 예외는 있다. ROTC사이엔 학연 지연 혈연은 없고 오로지 기수만 존재할 뿐이다. 맞는 말이다. 고향, 학교, 친척 등의 기타 요소들은 ROTC집단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무의미하다. 오로지 선배냐 후배냐 동기냐 만이 중요하다. 아무데서나 주위에서 초록색 반지를 만나면 반가워 말을 건넨다. 혹시 몇기 이신가요? ‘0X 기 인데요‘ 하고 말씀하시면 ‘어이구 선배님, 전 17기입니다.’로 바로 선배대접을 깍듯이 하면서 대화가 시작 된다. 혹은 ‘전 0Y 기입니다’ 라고 하면 ‘어 그래요 난 17긴데 반갑구만... 어디서 근무했나?’하고 자연스럽게 후배와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세상만사 모두 그렇지만 3무 1존 거기에도 예외는 있었다. 1979년 4월 유난히 찬바람이 슁슁 .. 더보기
어린 시절 겨울 이야기 요즘 퇴근 길이나 출근 길에 한겨울의 찬바람을 맞으면서 걷노라면 마치 어린 시절, 무척이나 추웠던 시절의 그 겨울이 다시 찾아온 것 같다. 코트에 목도리까지 감았는데도 은근히 파고 드는 추위가 동장군의 위세를 실감케 한다. 어린 시절 얼음이 꽁꽁 언 날 친구들과 썰매를 타러 나갈 때는, 벙어리 장갑에 양말 두 컬레를 껴 신고 털신을 신고 귀마개를 하고 털모자를 쓰고 내복을 입고 두꺼운 누비바지를 입고 완전무장을 했지만 얼음을 지치다 보면 손도 트고 볼도 트고 발엔 동상도 걸리곤 하였다. 동상이 걸리면 마늘껍질에 뜨거운 물을 붓고 발을 담그고 있으면 낫는다고 하여 그렇게 한 적이 있다. 방안에 놓아 둔 연탄난로에 흰 가래떡을 썰어서 구워먹었다. 추운 겨울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학교 앞에서 뜨거운 떡뽂이와.. 더보기
BMW족의 행복 불경기에 기름값도 만만치않다. 버스(Bus)나 지하철(Metro)나 도보(Walking)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내가 사는 한신코아빌라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한성여객 버스 종점이 있고 172번 한성여객버스가 창덕궁과 종로경찰서를 경유하여 운행되므로 아침에 난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앉아서 출근을 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책도 읽고 때론 잠간 눈도 붙이고 냉,난방이 잘 되어서 참 편리하고 안전하다. 퇴근 때는 172번 버스를 타면 손님이 많아서 꼬박 서서 가게 되고 도로의 교통체증때문에 버스가 많이 밀리므로 퇴근시간이 많이 걸려서 지하철을 이용하여 퇴근을 한다. 사무실에서 역시 5분만 걸어가면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이 있어서 전철을 타고 퇴근을 한다. 물론 지하철에서도 책.. 더보기
첫 경험 - 마지막 경험이기를 제가, 목에 담이 붙어서 병원에 한 달씩이나 들락날락 할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습니다. 더우기 물리치료니, 찜질이니, 침을 맞고, 한약까지 지어 먹을 정도로 몸이 부실해 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동네 한의원, 사무실 근처 정형외과, 그리고 동네 통증클리닉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약을 먹고 했는데 이래도 안 낫고 저래도 아프고 해서 어제 결국 용하다는 한의원(종로5가와 6가 사이에 위치)을 소개받아 아침부터 달려가 접수를 하고 40분을 끈질기게 기다려서 용하시다는 WK대학교 한의대 높은 직책을 역임하셨다는 S 원장님께 몸을 맡겼습니다. 왼손 오른손 진맥을 하시더니 목 뒤를 주무르고 당기고 좌우로 우두둑 소리나도록 돌려대시고는 목의 담을 풀어주기 위하여 침으로 강력하게 7 곳을 찔렀고 아울러 한약 한재를 .. 더보기
다시 찾은 우산 작년에 정들었던 아끼는 좋은 우산을 지하철에서 놓고 내려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 우산은 큰 아들 학교에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받은 우산인데 품질도 디자인도 색상도 좋았던 우산이라 내가 즐겨 이용하며 아끼던 우산이었는데 그만 잃어버렸다. 오랫동안 난 그 우산에 대한 아쉬움을 잊지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고교동창회에서 받은 좋은 새 우산을 가지고 다니면서 지난 번 잃어버린 우산에 대한 기억과 미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3주 전, 비가 오던 날 점심식사를 하러 우산을 쓰고 근처 식당에 갔다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내 새 우산을 찾으니 우산통에 꽂아 두었던 내 우산이 누가 들고 갔는지 없어지고 말았다. 난 아쉬움이 컸다. 왜냐하면 잃어버린 새 우산이 내가 좋아하던 우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