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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하나를 버리고 다섯을 얻는다

 

 

하나를 버리고 다섯을 얻는다 !?

 

지난 9월 22일,

33년간 피워 온 담배를 일체 끊고 70일이 지났다.

 

내 나름대로 생각하기에는

금연을 참 잘 했다고 확신을 갖게 된다.

 

실천하기 힘든 금연인만큼 역시 담배를 끊은 후에 얻는 것도 비례하여 크다.

 

33년 동안 단 며칠도 담배없이 못 살았고

친구처럼 애인처럼 끼고 살았던 담배

몇 시간만 못 만나면 만나고 싶고 몇 시간만 향기를 맡지 못하면 머리에서 현기증이 나던

영원한 친구 담배

몇 명의 친구를 잃는다 해도 담배는 잃을 수 없다며 줄기차게 다져 온 담배와의 우정...

가장 가까운 나의 친구 담배

어렵고 힘든 일 있을 때마다 내 마음을 달래주던 친구, 담배,

 

 

그 간절하고 가까웠던 친구인 담배와 한 순간에 작별의 인사를 고하고

서로는 더 이상 친구로서 벗하지 않기로 작정을 하면서 그 상실의 고통은 컸다.

며칠동안 멍하거나 머릿 속이 엇찔 엇찔하거나

한없이 졸립기도 하였다.

오랜 친구와의 깊은 우정으로 쌓여있는 추억을 털어내기 위해서 

내 몸속에 남아있는 담배의 흔적을 끝도 없이 뱉어 내었다

 

그 고통스런 이별의 기간이 지나가는 동안에

나에겐 새로운 축복받는 삶이 저만치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정한 친구 담배를 떠나보내고

허전하고 간절한 내 맘을 채워 준 것은 담배와 이별 후 더 큰 축복과 행복한 삶,

다섯가지 선물,

그것은

 

 

첫째, 가족의 애정이다

담배와의 우정을 믿고 담배와의 개인적인 교류를 하다보니

때론 가족도, 때론 아내도 뒷전인 경우가 있었고,

많은 친구들 또한 뒷전에 두고 나와 담배의 친밀한 우정나누기에 열심이었었다. 

조금만 힘들면 담배를 찾았고 그 곳에서 위안을 얻고 어려움을 나누려고 했었던 생활이 이제 바뀌어서

내 스스로 또는 가족과 아내와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의 애정을 더욱 가치있게 느끼게 되었다.

내 몸 이곳 저곳에 배어있는 담배 냄새,

담배로 인한 건강 걱정,

좋지 않다는 담배를 끊지 못하는 아빠와 남편의 보잘 것 없는 의지력,

담배에 빠져 사는 아빠와 남편의 모습에서 걱정하고 실망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이제사 알게 되었고,

가족들은 담배와 절교한 아빠와 남편에 대한 신용평가 점수를 상향조정해 주고 있다.

 

 

둘째, 나아지는 건강이다.

피부색도 환해졌고

피돌기도 좋아져서 피로감은 많이 개선되었다.

 

셋째, 개선된 음주습관이다

주량이 감소되어 술을 예전보다 적게 먹게 되었다.

몸이 정상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외부로부터 자극적이거나 몸에 좋지 않은 것을 흡수하게 되면

역반응이 효과적으로 나타나서 자연스럽게 술을 적게 마신다.

과거 담배를 많이 피우면서 마시는 술은 담배의 각성작용에 의해서 술이 덜 취하는 것도 모르고

많이 마셨지만 지금은 적당히 마시면 내 몸에서 경보신호가 제 때에 울려주어서 주량이 감소하게 되었다.  

 

넷째, 자기조절능력이다.

내 스스로 의지대로 무엇이든 어려운 일을 해 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거나 피우지 않거나 하는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며

배려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다섯째, 용돈의 절감이다.

담배값과 술값이 절약되고 몸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이상의 소중한 다섯가지 선물은

가까운 친구 담배와 작별을 하고 나서 얻은 큰 선물이기에

더욱 귀중하다.

 

 

담배는 고맙기도 한 친구지만 헤어져도 좋은 친구다.

 

 

2008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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