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이야기

막내 영수의 편지 - 아버님께

동생 영수는

힘든 투병으로 좌절도 하시고 자식들에게 미안함을 나타내시며

때론 이대로 조용히 생을 마치고 싶다고 괴로워하시는 아버님을 위해

편지를 써서 아버님께 드렸고 아버님께서는 병상에서 영수의 편지를 읽고 눈물을 지으셨다.

아버님께서 안정된 마음으로 치료를 잘 받으시고 훌훌 털고 일어나시기만을 기다리는 우리의 바램이다.

 

 

아버지!  막내 영수입니다.


3주째 힘들게 병마를 이겨내기 위해서

투병하고 계시는 아버님을 뵈면 의사나 저나,

아버님의 정신력과 체력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쉽지 않은 것을 아버지는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자식으로서도 힘들긴 마찬가지 입니다.

힘이 드셔서 그러시겠지만 아버님께서 가끔 말씀하시는

“치료를 받지 않으시고 산청으로 내려가고 싶다”라는 말씀과

“모두에게 고생을 시키지 않고 조용히 그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말씀들은 자식에게 더 큰 짐을 지워주는 것입니다.


아버님께서 지금 겪고 계신 심적 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큰지

십분 헤아리기는 어려우나, 얼마나 힘드시면 그런 말씀을 하실까

생각하면 제 마음도 찢어집니다.

평소 아버님께서 저희들에게 보여주셨던 강인하고 자상하신 모습들이,

지금의 아버님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신세지지 않고, 큰 병 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오시다가 이렇게 몸져누우셔서 수발을 받게 되니

자식에게 미안하여 아버님 스스로를 자책하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아버님을 위해,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쾌유를 바라는 자식들을 위해

힘든 고통을 참아 이겨내시고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시는 모습을 뵙고 싶습니다.

 

건강이 허락되신다면 어머니와 다시 산청에 내려가셔서

여생을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시면서 자식의 효도를 더 누리시는 것이 저희 모두의 소망입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조금만 더 참고 힘내십시오.


아버지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며 존경하는 막내 영수가 올립니다.

2007. 9. 3.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님 힘 내세요  (0) 2007.09.05
막내의 편지 - 아버지에게  (0) 2007.09.05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0) 2007.08.31
달아 달아 보름달아 !  (0) 2007.08.29
80년 된 촛불  (0) 2007.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