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월요일
아버님께서 많이 회복이 되셔서
15일 동안 힘든 사투를 벌이신 지긋지긋한 중환자실을 벗어나서
자유롭고 외롭지 않은 일반병실로 옮겨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속에서
토요일 일요일이 모처럼 편안하였다.
지난 주말
주치의 선생의 고무적인 이야기에 모든 가족들은 일단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아버님은 중요한 고비를 넘기셨고 염증이 거의 다 진정되어 간다고 하였고
주 초에 일반병실로 옮겨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외롭고 괴롭고 불안해 하시는 아버님께도 '거의 다 나아가시니 곧 일반병실로 옮길 수 있어요' 하면서
위안을 드리면서 격려를 드렸었다.
그러나
9월 3일 정밀 진료를 한 결과 아직도 소변과 정맥 그리고 다리에 고름과 또 다른 균이
발생되어 새로운 보다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를 더 해야 한다고 주치의 선생은
하늘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온 몸에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 힘든 중환자실 환경에서 의식이 매우 좋아지신 아버님께서 얼마나 실망하실 것이며
힘든 과정을 다시 또 겪어 나가셔야 한다니 가슴이 답답해 진다.
의사들에게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불과 이틀 전에 상황하고 지금 상황이
그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가 도대체 제대로 관찰을 하고 보호자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지.
낙심도 크고 불신도 생긴다.
가뜩이나 정신적으로 힘겨워 하시고 계신 아버님께 중환자실에서 다시 또 치료를 더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려서 설득을 해야 함이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무겁다.
하지만 별 달리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마음을 다시 다잡아 각오를 새롭게 한다.
새벽 발걸음을 힘차게 걸어 보았다.
아버님 같이 힘 내시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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