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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80년 된 촛불

촛  불

호운 황 득 수  07년 08월 29일



80년 세월 단 한 번도 꺼지지 않고

 

곧게 타오르며


바른 길 인도하며 어둠을 밝혀온 촛불


지금 바람과 비에 꺼질 듯 말 듯 힘없이 하늘거립니다.


예고도 없이 불어온 광풍과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쏟아져 내리는 소낙비에


80년을 평화롭게 타오르며 환한 불을 밝혀 온 커다란 촛불이


꺼질 듯 말 듯 위태롭습니다.

 


진실과 사랑과 포용과 자기희생 그리고 베풂의 삶을 지켜온


큰 촛불이 사나운 비와 모진 바람에 안타깝게 펄럭거립니다.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우산을 받쳐 들고


큰 촛불이 맥없이 꺼지지 않도록 겹겹이 에워싸고 지켜보며

 

사나운 소낙비와 광풍이 잦아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촛불도 스스로 있는 힘을 다해서 꺼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습니다.

 


동쪽 하늘 저편에 보름달이 우릴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며 최선을 다하면 비구름을 몰아내고

 

둥근 보름달이 우리들의 머리 위에 다다를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촛불이 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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