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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함께

산을 찾는 이유

 

산을 찾는 이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시사철 산을 찾습니다.


이른 봄엔

산골짜기에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며 부끄럽게 핀 분홍빛 진달래꽃을 보고 싶어 갑니다.

겨우내 햇빛을 받지 못하며 추위에 떨었고 때론 백설의 무게에 짓눌리며

북쪽에서 불어오는 삭풍에 시들고 메말랐던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가지마다 새 잎을 틔우는 자연의 축복의 모습을 보고 싶어

산을 찾아갑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이 그리워 산으로 갑니다.

시냇물이 콸콸 소리 내어 흐르고 매미들과 찌르레기 합창으로 소란한

생명력이 넘치는 산으로 갑니다.

땀이 흐른 뒤 나무 그늘, 잎 새 사이로 산들 선들 부는 바람을 맞으러 산으로 갑니다.

연두색 나뭇잎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다시 진초록 청록색으로 바뀌는 계절에

산의 장엄함과 활기참을 만나 그 에너지를 받고 싶어 산을 찾습니다.


온 산이 노랗고 빨개지며

한잎 두잎 무거운 듯 고엽을 떨어내는 가을엔

자연의 성숙한 무게감을 느끼고 싶어 산에 갑니다.

계절의 풍성함을 만끽하고 호시절을 풍미하던 꽃과 나무들이

때가 되었음을 알고 스스로 옷을 벗고 내년을 기약하며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지혜를 배우려 산으로 갑니다.

산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내고 한 해를 이제 곧 마무리해야 하고

또 다른 새로운 탄생을 기약하며

들짐승과 인간에게 열매라는 유산을 나누어 주며

나무들은 짧은 햇빛과 서늘한 바람 찬 서리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겨울을 준비합니다.

우리는 숲과 나무와 열매와 낙엽으로부터 인생의 지혜를 배웁니다.


겨울 산은 우리를 부릅니다.

백설로 하얗게 옷을 입고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엄동설한 추위에도 꿋꿋하게 인내하며 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때로는 도전하라고

때로는 순환의 주기를 깊이 느끼고 새 생명을 준비하며 자기를 내어 던지는

심오한 자기희생을 배우라고 산은 우리를 유혹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운동이 필요하고 살을 빼고 근육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산을 오릅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함께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맛난 음식도 나누고

따스한 마음도 나누고 함께 땀도 흘리고 웃고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산을 찾습니다.


어떤 이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

어떤 이는 일을 쉬고 있어 앞으로의 생활고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답을 얻기 위해서

어떤 이는 식물, 동물, 곤충을 연구하기 위해서

어떤 이는 아름다운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어떤 이는 도토리를 줍거나 더덕과 산삼을 캐거나 산나물을 뜯거나 목재를 구하기 위해서

또 수도자는 산속에서 자신을 연마하고 수양을 하기 위해서

또 어떤 이는 속세가 싫어서 산속으로 도피하기 위해서... 


요즘 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는 추세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현상이다.

조용히 찾아가서 깨끗하게 돌아 온다면 산은 후손에게 물려 줄 큰 유산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