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술자리가 많아지는 12월이다.
잦은술자리로 인해 간을 비롯한 몸의 여러 부위가 피곤함을 호소하는가운데 엉덩이뼈
건강도 안심할 수 없다. 이른바 ‘엉덩이뼈가썩는 병'인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거의 매일 많은 양의 술을마시는 사람들에게 발병할 확률이 높다.
특히 회사에서 한창 일할 나이에 술자리가 잦은 중·장년 남성 직장인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40 ~ 50대 남성에 가장 많아관절전문 힘찬병원이 최근 3년간 대퇴골두무혈성괴사
수술환자 191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비율이 69%(131명)로 여성(60명, 31%)의 2배에
달했다.
원인을 보면 원인불명인 55%(105명)를 제외하곤 술이 21%(4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테로이드와 외상이 각각 10.5%(20명)를차지했고, 3%(6명)는 퇴행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특히 중년의 나이에 많이 발생한다.
힘찬병원의조사 결과 수술환자 연령은 40~50대가 2명 중 1명꼴인 53%(191명 중 101명)로
나타났다. 부위는 양측 고관절이 함께 손상된 경우가 43%(83명)로 가장 많았고,
우측 고관절은 29%(55명), 좌측 고관절은 28%(53명)의 순이었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고관절, 즉 엉덩이 관절을 만들고 있는뼈의 제일 상단부인
대퇴골두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썩는 병이다.
뼈가 건강하려면 혈액공급이 잘돼 산소와 영양공급이 충분해야 한다.
혈액공급이 원활치 않으면 뼈가 푸석푸석해지면서 결국 썩어 들어가게된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남용 및 사고로 인한 고관절 골절, 탈구의 후유증, 유전적 요인 등으로 발생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음주의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증가시켜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해 괴사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유의 음주문화를 갖고 있는 한국인의 발병확률이 서양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조기치료 놓치면 급성으로 진행대퇴골두무혈성 괴사의 주요 증상은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
부분의 뻐근한 통증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이유 없이 가랑이와 엉덩이 부분이 아픈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다리를 절게되면 초기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질환이 발전되면 허리와 무릎에까지 통증이 발생하고, 더 악화되면 통증이 심해져 걸을 수도
설 수도 없게 된다. 관절이 주저앉아 다리가 조금 짧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어 일찍 치료를 받지 못하는경우가 많다.
조수현 강북힘찬병원 과장은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6개월 만에, 빠르면 급성으로
4주 만에 심하게 진행돼 고관절 뼈가 주저앉는 사례도 있다”며 “통증 부위가 모호해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 허리보다는 허벅지 안쪽
통증 유무와 양반다리 시 불편함 등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술과 외상 주의특별한 예방법은 없지만 혈액 순환장애를 유발하는 음주를 가급적 줄이고,
대퇴부 골절도 주의해야 한다. 필요 없는 스테로이드제 남용 또한 피해야 한다.
그 밖에 전신성 홍반성 낭창(SLE),아토피 피부염, 류머티즘 관절염과 같은 면역 질환이나
장기이식및 백혈병, 뇌종양 등으로 스테로이드나 면역 억제제를 오랫동안 쓴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어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미 질환이 생긴 경우에는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초기 단계에는
약물치료나 감압술 등을 이용한 관절보존술이 주로 적용된다. 감압술은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어 재생을 유도하는 시술법이다.
최근에는 갑압술 후 생긴 대퇴골두 구멍 부위에 사람의 뼈와 비슷한 ‘망상 금속'이라는
금속 지지체를 넣어줘 좀 더 효과적으로 뼈와 혈관 생성을 유도하기도 한다.
괴사 범위가 광범위한 경우에는 인공고관절 치환술로 관절기능을회복시켜 주어야 한다.
인공고관절은 현재 가장 보편적이고 확실한 치료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움말 = 조수현 강북힘찬병원 과장>박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