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과함께

장맛비와 천둥 번개

아침부터 사정없이 쏟아지는 장맛비가

그칠줄 모르고 내리고 있다.

오피스텔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토닥토닥 시끄럽다..

 

등 뒤에서 가끔씩 들려오는

천둥소리는

번개불이 번쩍인 후 3~4초 후에 꽈르르릉 하고 하늘을 가를듯이 매우 크게 들린다.

 

어린 시절에

엄청난 폭우를 동반한 천둥번개가

우리 동네에 내려쳐서 가족 모두가 깜작 놀란 적이 있다.

번개불이 번쩍하자마자 동시에 꽈광하고 벼락이 내리쳤으니

불과 우리집에서 50미터 이내에 떨어진 것이 틀림없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우리 아랫 쪽에 있는 집에 벼락이 내리쳤는데 TV가 망가졌고

방바닥에 검은 탄 자국이 생겼다고 전해 졌고 다행이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사람이 벼락을 맞아서 죽을 확율은 매우 낮아서

벼락을 맞아 죽은 사람은 그야말로 재수가 더럽게 없거나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 어른들은 이야기하셨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연발 내 등뒤에서는 우루릉 꽈광 하면서

1분에 한 번 꼴로 천둥번개가 치고 있어 심란하다.

 

어린 시절에 미아리에 살 때 일이다.

며칠동안 계속해서 세차게 내리던 장맛비로

동네 개천이 드디어 범람하여

개천가에 살던 우리 집안으로 물이 넘쳐들어와 온 가족이 모래 뚝을 집앞에 쌓아 놓고

바가지와 세숫대야로 집안으로 들어온 물을 연신 바깥으로 퍼 내던 기억이 난다.

 

비가 그치고 나도 며칠 동안은 집안 곳곳에 장마의 흔적이 남으므로 대청소가 필요했다.

 

그리고 2-3일 후에

상류에 있는 산동네서 세차게 물이 흘러내렸기 때문에

집앞의 개천은 물이 깨끗해 졌다.

그리고 개천의 곳곳에 골이 진 곳이나 바위 밑에는

고철들이 미처 흘러가지 못하고 쌓여있었다.

우리 친구들은 큰 바케츠에 개천바닥에 고여있는 

못이며 쇳조각이며, 구리전기선, 떠내려 온 동전 등을 많이 주어서

고물상에 가져가 팔아서 용돈을 만들어 쓴 추억이 있다.

 

장맛비는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며 낮은 지대의 집들을 사정없이 할퀴며 휩쓸고 내려간다.

그런 때에는 산동네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걱정이 없다.

평소에는 높은 지대에 살면서 힘들게 오르내리곤 하면서 불평을 하였지만...

비가 많이 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좋기도 하였다. 

 

'자연과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청공원의 주말  (0) 2009.07.04
하늘 담은 블루베리  (0) 2009.07.02
정릉 청수장의 추억  (0) 2009.07.01
장맛비 속의 아침운동  (0) 2009.06.29
숲을 찾아서 2  (0) 2009.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