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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함께

정릉 청수장의 추억

40년이 훨씬 지난 시절

미아 초등학교 시절,

우리들은 미아리 솔밭 근처에 살았다.

여름에 친구들과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간 곳은

정릉 골짜기...

 

정릉 북한산 입구엔 청수장이 있었고 개울가에 등산로를 따라서

1호 매점부터 산을 오르면서 13호 매점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름날,

친구들과 정릉 골짜기를 가면 13호 매점이 있는 곳까지 올라가면서 산딸기를 따서 먹고

개울물을 마시기도 하고 개울물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고...

메뚜기도 잡고 매미도 잡고.. 나무에 매달리기도 하고

산을 날다람쥐처럼 발발거리면서 오르내렸다.

누가 더 빨리 산을 오르고 산을 내려가는가 시합을 하였고

미끄러운 고무신을 신고도 산길을 잘도 뛰어 다녔다.

정릉골짜기는 우리들의 자연 놀이터였다.

봄에는 버찌를 따서 먹고

여름엔 산딸기를 따 먹고

가을엔 도토리도 주었다.

 

그 땐

맘대로 물에 들어가 첨벙대며 놀았고

개울가에서 버너를 켜 놓고 밥도 해 먹고 고기도 구워먹고 하였었다.

 

오늘 오후 모처럼 옛 생각을 하며

난 청수장을 찾았다.

과거의 모습들이 어렴풋이 떠울랐다.

숲은 훨씬 우거져있고

냇물도 깨끗하고 산바람이 몹시 시원하고 상쾌하였다.

 

청수장에서 1호 휴게소를 올라가는 길 좌측에 산딸기가 많이 열려있어서

옛날 생각이 물씬 났다.

나무를 붙들고 비탈을 올라가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맘껏 따서 먹었다.

시원한 그늘에 조용히 앉아서 지난 시절 날다람쥐처럼 뛰어 오르고 뛰어 내리던

이 길을 생각하며 조용한 미소가 흐른다.

 

그 시절 같이 뛰어 놀던 친구들 모두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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