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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야기

남이 보는 나를 알자 - 꼭 필요한 말

임대홍 회장,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연히 이 시대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성실한 기업총수  

15년 그룹에 몸 담고 근무하는 동안

임대홍 회장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퇴사했을 정도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하게 미원그룹을 일으키고 지휘하고 호령했던 세기의 성공적인 기업인이다.

 

일찌기 일본으로 건너가

조미료(미원)의 발효기술을 독학으로 연구하고

이 땅에 글루타민산소다(미원)의 제조 판매를 시작하여 엄청난 식문화의 지각변동을 가져왔고

식탁에서 한 때 없어서는 않되는 미원을 이땅에 탄생시킨 역사적인 인물 임대홍 회장

물엿, 과당, 식초, 마요네즈 등 식탁에서 꼭 필요한 제품을 제조하였던 미원그룹을 이끈

창조적인 경영인 임대홍 회장

 

검소하고 근면한 임대홍 회장은

한남화학(지금은 금호석유화학으로 편입)과 공업용니트로셀룰로즈 불포화폴리에스테르 수지와

같은 정밀화학제품도 그의 앞을 내다보는 안목에 의해 사업화가 되었다.

그야말로 1970년대 말까지 미원그룹이 재계서열 10위를 지켜온 알토란같은 사업아이템들이었다.

 

 

1981년 7월 1일 미원그룹에 입사한 나는

과연 임대홍 회장은 1956년 내가 태어난 해에 미원 간판을 걸고

어떻게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들을 키워왔을까

얼굴도 신문이나 TV에 내 비추지 않는 임대홍 회장은 어떤 분이고

어떻게 생기셨으며 목소리는 어떠할까 궁금해 하였다.

임대홍 회장은 내게는 신비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1980년대 중반이었던가,

얼굴 한 번 볼 수 없었던 노회장께서

전 그룹의 임직원에게 이 시대를 잘 살아가는 조직의 산업역군이 되라고

또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바람직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모두의 마음에 새기고 실천을 하자고 간곡히 당부한 말씀이 기억난다.

 

'남이 보는 나를 알자'

한창 조직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성실하게 일 잘 하던 내게

노 회장님의 단 한 마디 짤막한 구호와 같은 그 말이 큰 의미로 다가 왔다.

 

'남이 보는 나를 알자'

이 짧은 낱말이 지금의 내가 존재하도록 가이드 해 왔음은 물론이고

내 마음 속에 머리 속에 항상 떠나지 않는 소중한 교훈으로 간직하며 살고 있다.

아무리 내가 잘났다고 제 잘난척을 하더라도 남이 인정하지 않으면

공치사에 불과하다. 조직과 그룹에서 내가 어떻게 조직원들에게 비춰지고 있고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잘 알고 언행을 삼가하라는 말씀이었다.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말도 된다.

그리고 독불장군이 되지 말고 모든 사람이 생각할 때 조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씀.

인생을 성공적으로 겸손하게 성실하게 살아 온 노인의 깊은 지혜에서 나온

무게 실린 교훈이 아니겠는가?

 

젊은 사회인으로서 난

'남이 보는 나를 알자' 라는 이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내 맘속에 흔쾌히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인간은 워낙 부족한 존재인지라

자기가 자기를 정확히 모르고  

남이 보는 자기는 더욱 모르고 살아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남이 어떻게 보든 내 고집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정확히 모르면 과연 어떻게 될까

우선 자기 반성이 없고 내탓이요 하는 생각이 없어진다.

모든 잘못은 타책이고 나 아닌 주위가 모두 잘못 되었다는 아집과 편견에 빠지게 된다.

주위의 충고나 비판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받아드리지 못하게 된다.

사소한 일에 감정을 상해하고 오해를 하고 괴로워 한다.

 

'남이 보는 나를 알자'

이 말이 진정으로 자기 생활에 스며들어 실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를 보려면 남의 입장이 되어 내가 하는 언행에 대하여 철저하게 자기 반성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이 보는 내가 누가인지 알게 되는 것이기에

남의 입장에 서 보지 않고는 이 것을 실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남이 보는 나를 알자'가 가장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욕위대자 당위인역(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라는 만고의 진리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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