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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새해 가족 이야기

오랫동안 놓고 운동을 즐겼던 훌라체어를 안방으로 치워 놓고 아내가 들여 놓은 2인용 탁자를

그 자리에 두었다. 커피도 마주 앉아 마시고 TV도 감상하고 글도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소품이

거실의 효용을 높여 주었다.

 

 

 

 

무자년 쥐의 해가 밝았다.

어머님은 이제 85세가 되시고

난 53세, 아내는 52세가 되었다.

큰 아들 태호는 스물 여섯, 작은 아들 용호는 스물 셋이 되었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5살에 산청을 떠나 남이섬으로 이사를 가서 2년 살다가

다시 7살에 서울 성북구 송천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길음동으로 이사하여 부근에서 이사를 총 4번을 하였다.

내 나이 27살에 한 살이 연하인 아내와 결혼을 하였다.

즉 태어나서 결혼 전까지 6번 이사를 했다.

 

결혼을 하고 이제 다시 26년이 지나간다.

그런데 이사는 총 세번을 하였다.

안정된 생활이었기에 이사를 적게 한 것인지

아무 생각없이 가정과 집의 개념을 안락하면 그만이지 재테크의 수단은 아니라는

생각때문이었는지 큰 변화없는 생활을 해 왔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부모님은 우리가 결혼한 이후로도 3번 더 이사를 하시고

10여년 전에 고향으로 귀향을 하셨다. 부모님도 새로운 생활 환경변화를

몸소 체험하시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 오셨던 훌륭한 분들이다.

 

큰 아들 태호는 고교시절부터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무려 8년이 넘는다. 그 동안 가족과 떨어져 홀로 있는 생활이

훨씬 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서먹하지 않고 항상 곁에서 보던 아들같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지내고 자연스럽게 기숙사로 돌아간다.

작은 아들 용호는 태어나서 지금껏 부모곁을 떠나 4일 이상 벗어난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과의 정이 제 형보다 엄청 끈끈하거나 하지는 않다.

그저 옆에 있어 왔고 지금도 곁에 있으며 당분간 변화가 오기 전까지는 그 생활의 연장일 것이다.

 

형과 동생이 떨어져 생활을 한 기간이 길고 대화의 시간이 비록 짧은 형제임에도

만나면 둘이 무척 자연스럽고 다정하다. 

모두 더 나이가 차고 결혼을 하게되면 서로는 서로의 보금자리를 틀고 또 다른 새로운

가정을 만들고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갈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시기에 보고싶을 때 서로는

서로를 찾게 될 것이다.

내가 두 아들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된 시기를 고등학생이 된 순간부터로 기억한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아이들이 머리가 컸고 기본적으로 인간됨에 보탬이 되는 잔소리는

이미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거의 다 해 버렸고 알아들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 강도나 주기를 대폭 낮추고 길게 잡는다는

의미이다. 특히 대학교에 들어간 후부터는 거의 잔소리는 하지 않고 은유적으로 비유적으로

넌지시 이야기 하면 모두 알아 듣고 다듬어 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유명 브랜드만 찾던 태호가 어느덧 실용적인 사고로 돌아왔고

용호는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저축성향이 높아서 엄마가 오히려 옷이며 신발이며 가방이며

새로 사야 한다고 종용을 해야 마지 못해 새로 장만하는 알뜰학생이 되어 버렸다.

내가 자라면서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부모님의 반복되는 잔소리 때문에 공부하고

생활이 변화되고 하지 않았음을 상기하고 있다. 나는 자랑스런 아버지 어머니의 장남으로서

00 고등학교 학생으로서 MRA 단원으로서, 합창단 멤버로서, ** 교회 고등부 회원으로서

@@ 대학교 학생으로서 time반 회원으로서 육군장교 출신으로서  ##회사원으로서

스스로 내가 SS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미래의 자화상을 그리게 되고 그 삶을 이루기 위해서

스스로 나를 채찍질하며 완성해 갔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 자식들도 역시 그 정도의 삶의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신뢰를 하기에

잔소리는 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긍정적인 삶의 모델로서 주위의 성공적인 사람들과 내 자신의 모습 등을

비유하여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해 왔다.

 

고맙게도 두 아들은 나를 크게 실망시키지 않고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더욱 멋진 모습으로

자기만의 개성을 갖춘 성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완성될 것이다.

짧은 연말연시에 모처럼 4명의 전 가족이 함께한 시간이 우리라는 가족이라는 무언가

서로가 서로에게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의젓하고 듬직한 태호

 

용호와 태호 형제 - 서로 닮은 것 같기는 같다.

 

 

 막내 용호 - 아직도 술집에 가면 고등학교 학생으로 보고 술잔을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태호와 나

 

 

 거실의 안온한 분위기는 가족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는 효과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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