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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가을과 고향이 주는 선물

고향 산청군 시천면 덕산 상지마을 감나무 골을 배경으로 아내가 포즈를 잡았다.

 

 

호운은 가을을 좋아합니다.

성숙한 계절인 가을을 좋아합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지혜를 배우고

다시 태어남을 깨닫게 해 주는 가을은 왠지 무게가 있고

삶의 철학이 있고 생활의 지혜가 있는 계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봄의 들뜸과 여름의 자유분방함에서 벗어나 차분하고 깊은 사색 속에서

인생의 깊은 뜻도 되새겨 보고

가을 산과 가을 들녘에서 대자연의 순환의 진리도 느끼고

땀 흘린 후 결실의 보람과 수확의 겸손함을 알게 되는 가을이 좋습니다.

가을산 너머로 붉은 노을을 펼치는 빨간 가을 태양도 좋아하며

노랗게 주렁주렁 달려 있는 주홍색의 감도 정겹습니다.

빨간 단풍잎은 햇빛을 받아서 샛빨간 빛이 나며 노란 은행잎도 가을 햇살을 먹고

샛노란 빛을 자랑합니다.   

 

가을은 내가 사는 한신코아빌라의 뜰에도 내려 앉았고

가을은 아버님을 여읜 내 마음에도 자리잡았다.

그리고 가을은 고향 산청 들녘과 산하에도 짙게 드리워

온통 가을로 물든 천지만물에 몸과 마음도 하나가 되어

계절과 인간과 자연이 삼위일체가 되어 있다.

 

아버님을 여의고

어머님은 시골생활을 다시 시작하시고 싶다고 간절하게 말씀하셨다.

아내와 난 어머님의 생신일을 맞이한 11월 15일

어머님을 모시고 고향 산청 부리로 갔다.

세달을 비워 두었던 고향집에 어머니는 도착하자

크게 들뜨신 표정이다.

짐과 옷가지 반찬거리 등을 풀어 놓으시고 편안한 얼굴로 말씀하신다.  

'아이고 내 집에 온께 참 좋~다.'

 

어머님과 생림 고모님을 모시고 중산리 가는 길목의 덕산으로 향했다.

고모님의 아들들인 고종사촌 형들이 곶감을 만드느라 분주한 덕산 상지마을로 들어갔다.

산중턱에 수백년이 넘은 큰 감나무에 헤아릴 수 없이 주렁주렁 달린

감을 보고 있노라면 고향과 가을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되어서 조상들께 

감사하는 마음에 숙연해 진다. 

 

감을 따고 감을 다듬고 감 껍질을 벗기고 실을 매어서 대나무를 적당히 잘라서 만든 가로대에

층층히 산바람이 드나들도록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 말리기 위해서

형들은 하우스를 잘 지어 놓았다. 낮에는 감을 어둡기 전에 최대한 많이 따고

밤엔 식구들이 모두 둘러 앉아서 감을 예쁘게 껍질을 벗겨서 실을 묶어

건조대에 널어야 하는 고된 과정이지만 전국적으로 이름난

맛 좋은 덕산 곶감을 만든다는 자부심도 있고 또 가을과 고향이 준 선물을

잘 활용하여 수입도 올리는 지혜를 발휘하고 있다.

 

두 달여 건조 후 덕산 곶감의 깊은 맛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한신코아빌라에 찾아 온 가을과 고향 산청(덕산), 중산리, 지리산의 가을과 고향의 선물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한신코아빌라의 가을

 

 

단풍나무와 한신코아빌라

 

 

 

생초 생림 고모댁

 

 

유독 아버님을 잘 따르시고 정이 많으신 생림고모님 그리고 아내

 

 

산청 어머님 집 옆에 감이 많이 달려 있다.

 

 

부리마을(새말-새마을) 좌측 석채작은아버님댁 석규아재집 ---- 면목고모집 

 

 고향 집에도 가을이 물들었다.

 

 

덕산 상지마을 야산에 수백년 된 감나무에서 형들은 곶감을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감을 따고 있다.

 

 

올해 감은 풍년이다. 태풍도 없어서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진다.

 

 

 

시골 노동력이 없어서 감들을 수확하자면 일당 최고 13만원까지 주고 감을 따야 한다.

 

 

 

상지마을 곶감을 말리는 한 농가

 

 

 감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지리산 중산리계곡은 가을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단풍나무와 아내

 

 

 

사촌 형들이 만든 곶감 건조장 - 정성을 다해 감을 따고 다듬고 껍질을 까서 실에 묶어 널어 말리고 있다.

내년 초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덕산 곶감으로 탄생하여 우리 입맛을 돋구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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