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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새벽달과의 대화-2

 

새벽달과의 대화-2


새벽에 잠이 홀연 깨었다.

몸은 무겁지만

머리는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맑다.

앞마당에 내려섰다.

새벽달이 중천에 밝다.


이른 새벽 홀로 환히 세상을 비추면서 외롭게 떠 있는 달아 !

 

어제 그저께는 토요일 일요일이라서 많은 친척들이 아버님 병실에

면회를 다녀 간 것을 달아 넌 알지?

 

부산 덕우 외삼촌 외숙모, 부산 을조아주머니 재경아저씨

면목동 고모 산청이모 삼양동 고모

우식 성식 종택 윤택 그리고 아버님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신 태호도 대전에서 올라왔지

모두들 아버님과 눈을 맞추며 힘내시라고 안타깝게 인사를 나누었지..

 

모두 알아보시고 한 마디씩 하시는 아버님이 네가 보기로는 어떠하더냐?

의지와 정신력이 대단한 분이신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과연 아버님과 균과 항생제와

서로 뒤엉켜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달아 네가 보기로는 아버님이 나쁜 균과 항생제 진통제 그리고 정신적인 상실감을

극복하시고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니?

 

난 그렇게 믿고 싶다.

어머니는 ‘아버님이 회복할 수 있을까?? 그만 이참에 편히 일찍

돌아가시면 좋겠다‘고 자꾸 거짓말을 하시지만도

조금만 회복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는 귀를 솔깃하시지 않니?


새벽달아 네 정기를 아버님께 조금만 나눠주렴...

내 비록 정화수를 떠 놓고 네게 빌지는 못하지만 내 맘은 그 보다 더 간절하단다.

네가 우리 가족의 맘을 안다면 도와주기 바란다.

 

아버님


내 아버님은 촛불이시다.

큰 촛불이다

세상을 주위를 넓게 밝히시고

주변 사람들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신 큰고 환한 촛불이시다.

조용히 홀로 타들어 가시면서 진리가 무엇인지 인간됨이 무엇인지

사람의 도리가 무엇인지 보여주시면서 타오르고 계신 촛불이시다.


달아 새벽달아

이를 알고 깨달은 주위 사람들은 아버님의 진리와 사랑과 베품의 삶에

귀한 감사를 할 것이고 아버님을 존경할 것이다.

아직 탈 수 있는 남아 있는 촛대임을 잘 아는 

달아 큰 촛불이 더 오래 타 오르도록

꺼지지 않도록 우리가 같이 힘써 지켜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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