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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오래된 안경과 선글라스

 

오래된 안경과 선글라스


10여 년 전

더욱 나빠진 시력에 맞춰서 끼고 다니던

금도금 안경테와 근시렌즈가

본전을 뽑고 남아서 뿌듯해 하였는데

2년 전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하면서

가까이 있는 글을 잘 읽을 수 없어 어두운 곳에서 작은 글씨를 보려면

안경을 벗고 가까이 들여다보아야 겨우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어서 40대 중반부터 노안이 오는 친구부터

50이 되면 대부분 노안의 그늘 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안경의 기능은 멀리 보기 기능만 살아 있어

그 효용성이 한계에 이르렀고

글을 읽기 위해서 신문이나 책을 멀리 떼어 놓고 보거나

아예 안경을 벗고 가까이 대고 보는 내 모습이 영락없이

노인네같이 보이고 안경테도 다소 유행이 지난 듯 낡아 보였는지

아내가 안경을 새로 맞추어 끼라고 이전부터 충고를 해 왔는데

그래야지 하면서 미루어오다가 

어제 비로소 노안이 찾아 온 지금의 눈에 맞추어 새로 안경을 장만하러 가자고 하여

새로 안경을 맞추게 되었다.

다행이도 검안 결과 난시나 기타 눈의 이상은 없었다.

전문가인 안경사는 다초점 누진렌즈로 바꾸라고 하였지만

친구가 다초점 렌즈로 바꾸었다가 어지러워서 다시 반품을 한 사례를 보았기에

나는 당장 다초점 렌즈로 바꾸고 싶지 않고

먼 곳은 못 봐도 좋으니 우선 가까이에 책과 신문읽기 전화번호 식별 컴퓨터작업 등을

위주로 시력개선을 하고 싶다고 하여 근시 도수를 낮게 바꾸고

대신 안경테는 또 10년 정도 쓸 수 있도록 좋은 테로 바꾸었다.

KIO YAMATO TITANIUM KT-223으로 맞추었다.

쓰고 있던 금도금 안경테보다 가볍고 렌즈가 작아서 좀 더 나아 보였다.


아내 역시 노안이 왔는데 아내는 나처럼 근시는 심하지 않아서

돋보기를 별도로 장만하여 글을 읽을 때나,

업무를 볼 때만 잠시 사용을 해왔다.

아내는 대신 오래된 선글라스를 이번 기회에 바꾸고 싶다고 하여 새로 샀다.

내친 김에 내 것도 사자고 하여

바꾼 안경 도수와 똑 같이 선글라스 렌즈를 맞춰서 사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글라스라는 것을 끼게 되었다.

어릴 적 외삼촌께서 공군조종사로 활약하실 때 쓰시던 검은 선글라스가

어린 내게는 그렇게 멋지게 보였는데 난 고등학교 때부터 근시 안경을 써왔기에

선글라스를 쓸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하여 내겐 그림의 떡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근시도수를 실어 만든 내 전용 선글라스를 갖게 된 것은

내겐 새로운 경험이면서 다소 설레는 일이다.

이번 여름휴가 때 남들처럼 선글라스를 끼고 사진을 한 번 찍어보고 싶다.

선글라스를 선사해 준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10여년 전 맞춘 금도금 안경(before)

 

 

 

 

새로 맞춘 티타늄 테 안경(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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