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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야기

가을 아침 친구를 생각하며


한 친구가 있습니다.

제게 매일 마음을 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글들을 1년이 넘도록 보내주는

고마운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는 새벽 4시에 깨어서

조용한 가운데 글을 써서 알고 있는 가까운 이들에게

이러 저러한 글들을 보냅니다.

친구는 작가도 아니고

원래 글쓰기를 잘 하거나 즐기지도 않았던 친구입니다.

그렇다고 시간이 철철 넘치는 백수도 아닙니다.

 

친구는 인천의 모 종합사료회사의 전문경영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순회하며 고객의 소리도 듣고

지역 영업소를 격려하기도 하고

새로운 경영 아이디어를 얻어 내기도 하면서

전문가 답게

일선 경영을 몸소 지켜가고 있어서

그 모범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구는 40세 중반의 나이 때

직장을 잃었고

그 시기에

거의 1년 동안 방황을 한 적이 있었답니다.

서울역에서 약 1달을 노숙을 하였고

노숙자들과 지내면서 그들의 심리를 파악 하였답니다.

노숙자가 되는 길은 아주 쉽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고 

그 보다 못한 지금의 생활이

비참하여 노력해도 않된다면

차라리 노숙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았답니다.

내가 그런일을 왜 하는가

내가 어떻게 그러고 사나 하면서 폼만 잡다가

막판에 얼굴에 철판을 깔고 서울역으로 나오게 된다고 합니다. 

 

한결같이 노숙자는 게으름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게으름이 성공적인 인생의 가장 큰 적이라고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친구는 다시 털고 일어나서

숯불갈비집에 문을 두드려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주인에게

매달렸답니다.

친구는 나이 탓에 이곳 저곳에서 거절을 당하였지만

끈질기게 노력하여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었고

고기를 구운 석쇠를 쇠솔로 털고 닦는 일을 하고

밥을 해결하고 용돈을 받은 3개월을 기억합니다.

 

나이 탓으로 그리고 고기집이 장사가 시원찮아 

3개월 만에 다시 그만두고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심한 고민에 빠져들었답니다.

열심히 무엇이든 일이 주어진다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자존심과 자아를 다시 찾아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곳 저곳 지인들에게 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도 하였답니다.

 

그러던 중에 전공과 딱 맞는 농장관리 책임자 일을 맞게 되었고

동시에 출신 대학 내에 있는 관련 벤처기업의 영업 및 경영 자문도 해 주는

행운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나와 10여년 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많이 변화하였습니다.

마음씀씀이도 깊어졌고

아량과 배려하는 마음도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많은 책을 읽어서 마음의 양식도 높아져서

마치 인생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친구는 그 후 관련업계 경영컨설팅 업무를 잠시 하다가

지금의 사료회사 경영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변화된 모습을 가진 친구를

가끔 만나고 있습니다.

 

날카로운 성격 대쪽같은 비판 및 신랄한 대립

자유분방한 무질서한 삶의 태도가

이젠 이해와 배려와 수용의 태도로 바뀌었습니다.

좋은 글을 많은 지인들에게 매일 매일 꼬박 꼬박 챙겨서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음을 잘 알기에

친구의 끝없는 노력에 칭찬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아침 따뜻한 글을 보내준 친구를 생각하며

고마움의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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