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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야기

친구와 함께한 일요일

지난 토요일엔 비가 내렸고
일요일엔 약간 흐렸지만 맑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동창생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
친구부부와 같이 남이섬을 가려고 4주나 벼른 끝에 드디어 서로 시간이 맞아서
함께 같이 갈 수 있었다.

나뭇잎들이 제각기 색색으로 물이 들어서 가을풍경이 절정인데
이번 주를 놓치면 모두 져버리고 말 것 같아서
친구도 어디든지 단풍구경을 가려고 했는데
마침 내가 전화해서 숲이 좋은 남이섬 가자고 하였으니 즉시 OK였다.

지난 여름에 몇 차례 아내와 함께 또 장모님 모시고 다녀 온 남이섬이
이 가을엔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까 하고 궁금하기도 하였고
마음이 맞는 친구와의 여행은 또 다른 멋이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오후 2시 출발하여 남이섬에 당도하니 3시 30분
유람선을 타고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하여 보니
일찍 남이섬 구경을 끝내고 귀가하는 관광객이 무려 200 미터가량 장사진을
이루어 유람선을 기다리고 있다.
여태껏 보아온 관광객 숫자보다 몇 배는 많았다.
갈수록 남이섬의 인기가 오르는 모양이다

젊은 남녀들은 남이섬의 가을 향기와 가을 정취에 젖어
해맑은 모습들을 하고 아름답게 섬 곳곳에 자연과 어우러져 보기 좋았고

절정에 다다른 은행잎의 찬란한 노란 빛깔
선홍색으로 옷을 갈아 입은 화려한 단풍나무
드문 드문 황갈색 염색을 들인 듯한 메타세콰이어의 장대함
이름 모를 풀 나무들이 오묘한 색깔로 물이 들어서 남이섬은
아름다운 수채화 한폭이었다.
남이섬의 단풍이 이리도 고운 것은
아마도 맑은 공기 속에서 봄 여름 가을의 햇살을 먹고 자랐기 때문이리라

친구 부부는 처음 남이섬을 왔는데
과연 이런 곳이 있었나 하며 신기해 하였고
많은 관광객이 왔지만 워낙 섬이 넓고 아늑하여
붐빈다는 느낌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상업적이지 않고
자연을 잘 보존해 놓아서 자연미를 느낄수 있고
자연 그대로를 접할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좋아했다.
친구 부부가 자연스러움과 여유로움과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에
진한 감흥을 느끼는 모습을 보니 같이 참 잘 왔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꼈다.

내가 어린 시절에 남이섬에서 살았던 이야기
굴렁쇠를 굴리던 오솔길
가을에 왕밤을 줍던 추억
메뚜기 잡아 구워먹고 콩깍지 태워먹고
삐삐 뽑아먹던 이야기
물장구 치던 웃강가
겨울에 언 강에서 썰매타던 얘기
살던 집 터 등을 이야기 하였더니
친구도 그 시절로 같이 돌아가서 추억을 더듬는 것 같았다

친구는 다음엔 아이들도 데리고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겨울에 친구 부부와 같이 다시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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