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소 농장에서 잘 기른 고추를 수확하여 건네 주신 큰 처남 형님의 배려에 대한 고마운 맘으로
귀한 고추를 잘 말려야 한다.
아내는 일일이 고추를 마른 헝겊으로 잘 닦아서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가지런히 널어 놓았다.
간간이 폭우가 쏟아져 내리는 날씨라서 바깥에 널지도 못하고 쪽빛이 들어오는 거실 한 켠에
널어 말리고 있었다.
금요일, 토요일엔 비가 오락가락한다고 예보가 있어서 꼼짝없이 집안에서 햇빛을 찾아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선풍기 바람으로 말리고 유리창문을 모두 열어서 자연 바람으로도 말리고
정성을 다하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처음에는 강한 햇빛에 말리지 않고 서늘한 곳에서 며칠 바람으로
1차 말리는 것이 좋다고 하니 안심이 되었다.
아내는 일부 꼭지가 떨어지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젖은 고추를 이용해서 미리 갈아서 비닐에 포장하여
냉동고에 넣어두고, 또 고추가 너무 많아서 일부는 홍고추 김치를 맛있게 담가서 맛있게 먹고 있다.
그런데 일요일엔 뜨거운 햇살이 좋아서 얼른 바깥으로 들고 나가서 햇볕에 널어 말렸다.
오후까지 너댓시간이라도 뜨거운 햇빛에 말려야 좋다.
그런데 갑자기 지나가는 소낙비가 후두둑 내려서 얼른 뛰어 내려가서 고추를 걷어 집으로 올라왔다.
아내와 난 약간 젖은 고추를 다시 마른 헝겊으로 일일이 정성을 다해 닦아 주었다.
월요일엔 휴가 마지막 날이므로 누나네 양평 전원주택으로 형제들이 모여서 시골밥상을 차려 먹기로 하여..
다시 고추를 트렁크에 싣고 누나네 도착하자 마자 좋은 시골 햇볕에 다시 널어 말렸다.
폭염 수준으로 뜨거운 햇볕은 고추에게는 말리기 참 좋은 날씨였다.
햇빛이 드는 곳으로 고추를 옮겨가면서 최대한 건조를 시켰다.
누나는 처음에 이 전원주택을 가까운 분들에게 이용을 하도록 이용 안내책자도 만들었었지만
생각을 바꾸어서 주말에 편히 쉴 수 있는 전원주택으로 이용하고 있다.
텃밭에 각종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먹을 거리가 가득하다.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 가면 널었던 고추도 다시 걷어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마침 내 생일을 맞아 지평막걸리와 방아장떡, 소고기 돼지고기도 구워서 먹고.....
덕소 고추는 본의아니게 날씨 탓으로 집안에서 바깥으로 비가 와서 다시 집안으로 ....
해가 좋은 날엔 멀리 양평까지 여행을 하면서 남의 집 마당에서 말리기도 하면서...
갖은 수난을 겪어가며 조금씩 말라가며 태양초로 거듭나며 몸 값을 높여가고 있다.
세상에 거저 되는 것 없고 쉽게 귀한 것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나저나 이 고추들이 잘 말라서 가을에 김장김치에 넣어져서 좋은 음식으로 변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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