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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곱슬머리

 

 

 

 

방사선 치료를 끝내고 퇴원을 한 지 6개월이 좀 더 지났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주사 투여로 집중적인 항암치료를 끝내고 나서

약 3개월 동안은 머리털이 계속 빠지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져서 모자를 쓰게되면 머리카락이 머리에 납작하게 달라붙어

보기에 좋지가 않았다.

 

그런데

항암치료가 끝난 지 90일이 지나자 새로운 머리카락이 점점 많이 났고

머리카락도 굵어지기 시작을 했다.

그리고, 최근 20일 전부터는 머리카락이 자꾸 구부러지면서 곱슬머리가 되었다.

머리카락도 힘이 들어있고 굵기도 굵어졌으며 머리카락이 마치 퍼머를 한 것 처럼

곱슬머리가 되었다.

주변에서 나더러 미장원에서 머리를 손질한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생겼다.

 

곱슬머리가 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내 기억에는 어릴 적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머리카락 숱이 많고 반곱슬머리였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나서부터는 곱슬머리가 펴져서 거의 곱슬머리는 없어졌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아프고 나서 최근에 심하게 곱슬머리로 변화한 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제레미 네이선스 박사팀이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 최신호에서

‘프리즐드6’이라는 유전자가 없을 때 곱슬머리가 된다는 비밀을 밝힘으로써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원했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게 되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직모를 가진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도 약 3%의 곱슬머리가 태어나고,

직모와 곱슬머리인 부모에게서는 곱슬머리가 68%, 직모가 24%의 비율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동양인과 흑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머리는 으레 곱슬머리가 된다.

 

곱슬머리는 아버지의 곱슬머리를 닮아 유전적으로 우성이기에 닮기도 할 것이고

요즘 건강을 부쩍 회복하여 나의 본디 태생적인 몸 상태로 환원이 되고 있어서

그러려니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다는 아내의 말에 자신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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