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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야기

북촌 칼국수 -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야...

 

 

 

 

요즘 목에 담으로 고생하면서

가장 큰 고통은 밤중에 목과 머리와 눈이 동시에 지독하게 아픈 것과

입맛과 밥맛이 없어져서 무얼 먹어도 맛도 없고 냄새도 나고 속이 편치 않아서

제대로 기력을 돋구워 주는 음식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경희의료원에 가서 제대로 진찰을 받았고

의사로부터 치료방법을 자세히 듣고나서 내 스스로

심하게 목 운동을 하고 마사지를 해 주어서 억지로 목의 담을 풀어주었다.

스트레칭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저녁에 술 약속은 무조건 사양하고 때론 거절하고

우선 목의 담 치료부터 완결해야겠다는 의지로 집에 일찍 들어가서

아내가 해 준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리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점심은 어디서 뭘 먹더라도 속이 편치 않고 냄새가 나서 제대로 먹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친구 Song과 후배 Hwang이 동시에 점심시간에 맞춰서 찾아왔고

셋은 같이 점심을 먹게 되었다. 무얼 먹으면 좋을까?

곰곰히 생각하니 삼청동 북촌 칼국수집의 만두국이 생각이 난다.

마침 후배가 차를 가져와서 우리는 후배차를 타고

북촌 칼국수 집으로 갔다.

 

입맛이 없으니 담백한 사골만두국이 썩 괜찮겠다 싶어 제안하였고

모두 좋다고 하여 북촌칼국수로 갔다.

 

12시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명성만큼 사람들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앞으로 약 20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칼국수와 만두를 맛있게 만들어 판지 수십년....

먹어 본 사람들이 구전으로 북촌칼국수를 전해전해서 결국 나까지 이 곳을 알게 되었고

장모님 살아계실 때, 미국에서 처형이 오셨을 때,

두바이에서 Mr. Sanjeev Suri 가 왔을 때,

아내와, 친구들과, 여러차례 가게 되었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도 많이 알려 주었다.

 

오늘 만두국을 맛있게 먹었다.

목에 담이 붙고나서 먹은 음식중에 단연 최고로 거부감 없이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맛이란 것은 냄새와 직결되어 복합적이고 음식 고유의 맛을 낸다.

맛과 냄새가 역시 어색함이 없어야 하고

사용하는 재료들의 고유의 향과 맛이 깔끔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우러나와야 제대로 된 음식이다.

김치도 맛이 있었고

백김치도 맛이 좋았다.

사골 만두국도 깔끔하였고

만두 속도 맛이 풍부하고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고 신선한 야채와 두부 고기가 서로 어우러진

고급스런 맛이었다.

 

이번에 입맛을 잃었을 때, 터득한 것이 하나 있다면

음식은 싸고 비싸고를 떠나서, 음식의 량이 적고 많음을 떠나서, 어떤 그릇에 담는가를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사용하는 양념이 신선해야 하고

양념과 재료의 배합과 조화가 중요하며

가능한 식품 첨가물의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

쌀도 냄새가 나는 오래된 값이 싼 맛없는 쌀로 밥을 지으면

반찬이 아무리 좋아도 밥맛은 떨어지게 된다.

재료 중에 이상한 부조화를 이루는 맛이나 냄새가 나는 것을 사용하면

그 밥상은 이상한 밥상이 되고 만다.

 

밥을 아무리 좋은 쌀로 맛있게 지었어도

김치가 나물이 생선조림이 이상하면 그 밥상은 맛없는 밥상이 될 것이다.

맛과 냄새와 신선도가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

그 중에서도 냄새가 제일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오늘 한 끼지만 내 입맛을 돋구어 주었고 배를 든든하게 채워 준 북촌칼국수집 만두국을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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