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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차(茶) 이야기

 

 

 담배를 끊고 나서

 부쩍 차를 마시는 횟수가 늘고

 차를 즐겨 마시게 되어서 어느덧 커피만큼이나

 차를 챙기게 되었다.

 

 내가 차를 마시게 되면서 아내도 같이 차를 자주 즐기게 되었다.

 요즘은 늦은 저녁엔 차 향이 그윽한 '고소성 우전 녹차'를 아내와 한 잔씩 마셨는데

 그만 4 달만에 귀한 녹차 한 통이 금새 동이 났다.

 

 그래서 어제부터는 새로운 '보성 손 녹차' 포장을 뜯고 새로운 녹차를 마시고 있다.

 지난 번 코엑스에 가서 차 우려내는 유리 주전자를 구입하여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뜨겁게 물을 끓여서 뜨거운 김이 조금 나간 뒤 녹차를 넣은 차 주전자에 물을 붓고

 1분~2분 정도 찻물이 우러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잔에 따라 마시면 맛이 아주 좋다.

 

 차를 마시는 일은 기다림의 여유를 우리에게 가져다 주고

 때가 되어야 맛이 남을 알게 해 준다.

 차를 마시면서 세상만사 이치를 깨닫는다.

 

 

 

 

 집안에 여기 저기 오래 전부터 보관 중인 차들이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비로소 어제서야 챙겨보게 되었다.

 

 차를 별로 즐기지 않았었고 자주 마시지 않았을 땐

 눈길도 주지 않았던 차들,

 거실 장 속에서 언젠가는 주인이 자기들을 찾아주기를

 쓸쓸히 애타게 기다린 세월만큼 길었는지 거실 장 속에서 꺼내자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운 얼굴을 나타냈다.

 

 그 동안 신경도 쓰지 않았던 각종 차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쩌다가 우리 집에 팔려오거나 시집와서 여태껏 자기 임무도 완수 못하고

 나이만 먹어가고 있었으니 얼마나 서러웠겠는가?

 

 중국 티벳 한국산 베트남 차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음을 고맙게 생각하며

 이제 여유를 가지고 차를 즐겨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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