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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누룽지

 

찬 밥이나 먹다 남은 묵은 밥은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고

재빨리 누른밥을 만들어서 건조된 상태로 보관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맨 밥을 그대로 잘못 보관하면 쉬거나 상하여 자칫 버리기 일수인데

그때 그때 누른밥을 만들어서 먹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

 

넓은 프라이팬에 찬 밥을 엷게 펴서(5mm 두께) 중간 세기의 불로 10분 정도 가열하면

아랫면이 노릇노릇하게 잘 익는다.

물론 누른밥이 익는 냄새로 뒤집어야 할 시점을 파악하기도 한다.

마치 부침개를 뒤집 듯이 누른 밥을 뒤집어서 딱딱한 주걱(나무주걱이면 아주 좋다)으로

꾹꾹 눌러주면 더 잘 익는다.

반대면을 다시 5분 정도 가열한 후 개스레인지를 끈다.

하지만 프라이팬이 뜨거운 상태이므로 식으면서 양쪽면이 모두 잘 익은 누른밥이 완성된다.

 

누른밥이 완전히 식으면

비닐팩에 잘 밀봉하여 냉장고 안에 보관하거나

선선한 곳에 보관해도 며칠은 이상이 없다.

 

누른밥을 꺼내어

냄비에 뚝뚝 토막을 내어서 넣고

누른밥이 완전하게 잠기고 나서 2센티미터 정도 높게 물을 부어준다. 

센 세기의 불로 끓여주면서

어느 정도 끓어서 누른 밥이 부드러워지면

단단한 주걱(나무주걱이 제격이다)으로 누른밥의 입자를 작게 끊어서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누른밥이 끓어서 누룽지가 되면

조금 식혀서

김치나 짭짤한 오징어 젓이나 잘 익은 파김치 또는 고등어 자반구이 등을 반찬으로 누룽지를 먹으면

겨울철이나 가을철 봄철의 별식이 되면서 입맛도 돌아온다.

 

예전에는 무쇠 가마솥에 밥을 많이 지으면

항상 가마솥 바닥에 누른밥이 생기고

사시사철 과자처럼 간식으로 먹었으며

너무 누른밥의 양이 많거나 너무 딱딱하면 잘 간수하였다가

뻥튀기 아저씨가 동네에 왔을 때 설탕을 조금 넣고 뻥튀겨서 과자로 만들어 달라고 하여 먹기도 한다.

때로는 들기름을 두르고 설탕을 약간 넣고 누른 밥을 다시 센불에 볶아서 나누어 먹기도 하였다.

 

요즘엔 누른밥을 아예 상품으로 만들어서 마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만든 누른밥과는 다르고

누른밥으로 만든 누룽지 맛도 틀리다.

그리고 식당에서도 밥을 먹고나면 누룽지를 내어 오는데 역시 집에서 만든 누룽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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