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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최 선생과 송 선생의 만남

최 선생과 송 선생이 만났습니다.


선배님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건강해 보이십니다.


그래 자네도 오랜만일세.

잘 지내고 있겠지?


최 선생과 송 선생은 같은 고향 출신으로서 현재는 모두 중등학교 선생입니다.

최 선생은 58세로서 중등학교 고참 선생님이며

50세인 송 선생의 대학 선배로서 서로 근무하는 학교는 다르지만

가끔 만나서 대포 한잔씩 나누는 사이입니다.

아울러 지역 내에 대학동창회에서도 두루두루 어울리고 만나 온 사이입니다. 


선배인 최 선생은 후배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난 말이야, 요즘엔

가능하면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하고는 어울리지 않으려고 해.

만나면 뻔하고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나 하고 힘도 없어 보이고 특별히 배울 것도 없지.

난 젊은 선생들하고 주로 어울리지.

그래야 젊은 기도 받고 재미있고 활기차고 좋더라.

역시 젊은 것이 좋아. 나이가 들면 젊게 살아야 해

자넨 어떤가?‘


송 선생은

‘저는 오히려 연세 드신 분들과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선배님들과 만나면 지혜로운 점도 배우고 참 마음이 편안해 지더군요.

오히려 젊은 선생들과 만나면 재미있고 좋지만 어떨 땐 철이 없어도 보이고

너무 어린 것 같아서 쉽게 동화되지는 않아요.‘


‘그래? 그 것 참 나와 많이 틀리는구먼.

나이 어린 젊은 사람과 만나야 새로운 정보도 얻고 새로운 세상 TREND도 파악하고

젊어지고 좋던데.

자네 보기보다 겉 늙은이 같은 소리를 하는구먼.

나처럼 젊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대접 받아가면서 젊은 기도 받고 정보도 얻고

그게 최고야.‘


선배인 최 선생은 항상 자기가 하는 일이 최선인 양 오늘도 못난 후배를 가르치려고만

하는 것을 후배인 송 선생은 다시 느끼면서 답답해진다.


지난 번 만났을 땐

후배 송 선생이 고향에 다녀오면서 친척이 수확한 배를 사 가져와서

동료 선생들에게 값싸게 팔았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선배인 최 선생에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선배님 이번에 고향에 갔다가 친척이 배 농장을 하는데 맛도 달고 가격도

저렴하기에 3만 원짜리 몇 상자 사 와서 같은 값으로 동료선생님들께 전했더니

너도 나도 더 사겠다고 해서 추가 주문을 받아서 친척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참 기뻤습니다.‘

라고 하자,

 

선배 최 선생은


‘어 그래? 나도 고향에서 배를 여러 상자 사다가 동료 선생들에게 전달했는데

내가 3만 원짜리를 봤는데 3만 원짜리는 어째 알도 잘고 때깔도 좀 뭐 하다고

생각이 되어서 최소한 4만 원짜리는 되어야 할 것 같아서

나는 4만 원짜리로 여러 상자 팔아주었지. 사람들이 맛있고 좋다고 하더군.‘

하면서 특유의 잘난 척을 하였다.

 

송 선생은 단지 친척의 배를 값싸게 구입하여 값싸게 전달해서 친척이나 동료 선생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인데 최 선생은 또 이의를 달았습니다.


몇 년 전에는 지역 동창모임에서 만나 이런 적도 있었습니다.


ROTC 출신인 후배 송 선생이

대화 중에 ROTC로 군대에서 장교생활을 하면서 솔선수범과 리더십을 익힐 수 있어서

사회생활에 많은 도움도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마음속에 자긍심으로 작용하여

좋더라고 하자, 좌중에서 듣고 있던 선배 최 선생이 이야기하기를,


‘우리 학교 다닐 때는 ROTC를 바보티시라고 놀렸지,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훈련도

확실하게 받지도 못하면서 어정쩡한데다가 학교 안에서 제복입고 선배들 만나면

큰 소리로 충-성 하면서 거수경례를 하고 다니니 바보티시라고 했던 거야‘ 하면서

ROTC 출신에 대하여 진가를 인정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었다.


송 선생은 최 선생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대꾸를 하려다가 꾹 참았다.

물론 최 선생이 방위로 제대한 것을 알기에 선배에게 상처가 될까봐 참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최 선생의 작은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였고

2년 후 군대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때 송 선생은 최 선생에게 이야기 하였다.


‘선배님, 작은 아들의 군대문제는 성적이 어느 정도 받쳐진다면 ROTC를 시키세요.

ROTC 자격요건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ROTC 장교가 되면 월급 많지요

제대하면 취직 잘 되지요, 사회생활 하는데 조직에서 책임감 있게 일도 잘하고

리더십이 있어서 승진도 빠르고 특히 아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스스로 자긍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권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최 선배는 막상 자기 아들의 군대문제라고 생각하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였고

선배의 아들 자신도 성적이 다소 부진하지만 ROTC 장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이야기 하자,

그 때부터 최 선생은 아들을 ROTC에 입단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로 애를 쓰고

아들의 대학교 학군단장에게 까지 간접적으로 부탁까지 하여서

최 선생의 아들은 겨우 ROTC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최 선생은 몇 년 전 ROTC는 바보티시라고 한 자신의 이야기를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요즘 ROTC 제대하여 취직한 아들자랑으로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후배인 송 선생은 아들자랑 하는  김 선생에게 이런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선배님 몇 년 전에 제가 ROTC 제대하여 참 좋더라고 말 했을 때 선배님은

바보티시 그까짓 것 하셨는데 지금도 바보티시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송선생은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최 선배님, 최 선배님처럼 항상 젊은 사람들 기를 받기 위해서 젊은 사람들 하고만

어울리시려고 한다면 반대로 누가 선배님들 같은 나이 드신 분들과 어울리겠습니까?

모두 아래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려 한다면 나이 드신 선배님들은 외로워하지 않겠어요?

 

남의 것은 잘 인정하지 않고 항상 자신이 최고이고 자신이 하는 것이 항상 옳고

남이 자기와 다르면 옳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최 선생은 무심코 가볍게 위와 같이 이야기하는 습관이 붙어서

스스로 동료들로부터 점수를 얻지 못하는 스타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송 선생은 최 선생이 대학교 선배이고 동향이기에 늘 가깝게 지내면서도

많은 것을 참고 지내야 하는 관계가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ROTC 장교로 군대를 다녀 온 우리 동기생들은 초급장교 시절

부하와 상관의 중간 지휘자로서 수많은 다양한 부하들을 감싸 안았고

다양한 상관들을 충정으로 모시었던 소중한 경험이 있기에

사회에 나와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공감하며 살아 갈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누가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ROTC는 스스로 자신을 지켜가는 등대를 마음속에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송 선생님 힘내시고 열심히 생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