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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11월 아버님 생신 때 고향에 갔다온지 10개월 만에 고향 산청을 찾았다.

 

부모님은 건강을 유지하고 계셨고 안색도 좋으셨다.

올해 어머니 84세 아버님 83세

그런데 놀란것은 아버님께서 9988 1234를 알고 계셨다

난 무조건 오래 사세요 보다는

'막내(용호)가 장가가서 증손자 놓는 것 보셔야지요 그럴려면 오래 사셔야 하지요' 하며 

목표의지를 가지시도록 말씀드린다.

그러면 어머니께서는

'그래 그라면 얼마나 좋을꼬...' 하신다.

어머니는 큰 아들(태호)와 작은아들(용호)를 어릴 때 업어서 키워주셨다.

63세까지 용호를 업고 다니신 것이다.

2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어머니는 허리가 꼬부라지셔서 손주에게 개울을 건널 때

업히신다.

 

그랬던 두 손자가 키도 컸고 몸집도 총각이 되어서 태호가 제 자동차로 운전하며 어른들을

모시고 다니는 것을 보시고 대견스러워 하셨다.

면면히 조상의 대를 이어 가는 황가네 가족역사를 난 순간 순간 보고 느낀다.

 

항상 할아버지보다 아버지가 아버지보다 아들이 아들보다 손자가

더 키가 커지고

더 많이 배우고

더 훌륭하게 되고

더 넉넉하게 살게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해 가는 

가문의 발전사를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자식을 칭찬해도 부모는 마음이 행복해 지는 것인가 보다.

 

작년엔 우리가 휴가를 마치고 올라가겠다고 하면

부모님께서는

'그래라 올라가는데 차도 막히고 피곤할테니 일찍 출발해서 집에가서

일찍 쉬어라' 하셨는데

 

이번엔

'벌씨로 갈라꼬? 그래 하루 더 있다가면 않되나...'

'아이고 고마 안올라가면 좋겠다.' 하시면서 마음 속에 담아 놓은 말씀을 하신다.

마음이 짠해진다.

 

'다음에 또 올께요' 하면서

항상 그랬듯이 마음 아픈 이별을 하면서 떠나온다.

작은 아들 용호는 나를 닮아서 유독 눈물이 많다.

차안에서 훌쩍거리며 운다

어머니도 손을 저으시며 눈물을 훔치신다.

업어 키운 손자라 정이 많이 드신 것이다.

 

고향에 있는 황매산 영화촬영지 오르는 도로가 모두 패이어서 오르다 다시 차를 돌려 내려왔다.

거창의 수승대 좌측쪽으로 산속에 가서 찬물에 발 담그고

합천댐에 가서 구경도 하고

지리산 자락인 지막골에 시원한 그늘 바람도 쐬고

유의태(허준 스승) 약수터에 올라서 목이 뻐근할 정도로 시원한 약수맛을 보고 왔다.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고향 산청은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리라

산 좋고 물 좋고 인심좋은 고향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았다.

바뀐 것은 젊은 사람이 이젠 고향에 살지 않는 다는 것...

 

잘 다녀 왔습니다.

 200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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