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해가 갈수록 늙고 병이 들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환자나 노인들은 일반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다.
일반병원의 의료시스템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병을 치유하고 호전시켜서 사회로 복귀하는 환자들을 위해 움직인다.
그 때문에 많은 말기 환자들은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시스템 속에 종종 홀로 남겨져
비참함을 느끼며 죽어간다.
또 많은 환자들의 가족들에게 지우지 못할 가슴의 상처를 남기고 있다.
호스피스에 대하여
*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 특히 말기 암 환자 및 그 가족을 응원하기 위한 시설이기도 하고, 응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호스피스라 부르기도 한다)
* 호스피스의 이념은 말기 환자가 마지막 순간까지 쾌적하고 환자 본인의 선택과 의지에 근거해서 살 수
있게 응원한다는 것이다.
* 호스피스에서 시행되는 의료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는 것에 최대 역점을 둔다. 특히 동통 컨트롤은 큰
줄기가 된다. 통상적인 항암치료나 연명치료도 환자가 바란다면 당연히 제공된다.
*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의 의지와 인권이 최대한 존중되고 지켜질 것이다.
*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의 진심에 근거한 의지를 응원하기 위해 늘 환자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환자가 스스로 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가능하다.
* 호스피스에서는 기독교, 불교 등 종교을 불문하고 환자가 원하는 종교적 원조를 모두 받을 수 있다.
*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의 가족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응원받게 될 것이다.
* 호스피스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영양사, 종교인, 다양한 직업의
자원봉사자 등이고, 이런 사람들이 팀을 짜서 환자가 원하는 바를 가능한 한 응원할 것이다.
* 호스피스는 자체 시설에서의 간호도 가능하지만, 재택 간호의 프로그램도 갖고 있으므로 환자가
자신에게 친숙한 집에 있기를 원한다면 그 또한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호스피스에서는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콘서트, 그림 전시회 등의 예술 활동에 환자가 참가하거나
관여할 수도 있다. 그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인 가수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을 무대에서 노래하면서 청중의 갈채 속에서 맞이하고 싶어 한다면 그것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 호스피스의 1인실에서 환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침대에 있었다고 해도 누구 하나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 호스피스에서 환자는 자신과 친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뻐하고 머지않아 찾아올 이별을 자신이 죽기 전 마음의 교류가 가능할 때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진심으로 슬퍼할 수 있다. 거짓이 없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느끼면서 살 수 있다.
호스피스란 대략 이런 것이다.
시설로서의 호스피스는 결코 인간이 죽는 장소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인간답게 살아가는 장소다.
호스피스 간호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위와 같은 호스피스의 이념이나 실체를 알고 나서
호스피스 간호를 스스로 받고 싶다고 원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환자가 자신의 병명과 병세를 알고 있는 것이 전제가 된다.
또 환자가 아니라 가족이 원해서 호스피스 간호를 받는 경우, 호스피스 간호의 과정에서 환자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면 당연히 알려주어야 한다.
호스피스는 모든 것을 알고 나서 스스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호스피스는 의료보험의 의료비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경영에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호스피스는 호스피스의 이념을 이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응원과 기부를 필요로 한다.
호스피스는 서로를 보살펴주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존엄사와 자연사가 가장 행복한 인간의 죽음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 호스피스 시설을 확충하는 일이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발췌 :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야마자키 후미오 지음, 잇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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