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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창덕궁의 고목과 원서동 갤러리

 

 

영하의 오후, 산책길에서 창덕궁 담장 너머 고목과 하늘을 올려다 본다.

 

지난 봄 연두색의 작은 잎을 틔우면서 생명의 신비함을 보여주던 고목나무,

한여름 무성하게 달려 있던 싱그런 초록잎은 새들의 안전한 놀이터가 되고

나무 아래 시원한 그늘은 일상과 더위에 지친 시민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었다.

가을이 찾아오고 고목의 나뭇잎은 점점 누렇게 변해가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다가

늦가을 비와 찬바람과 어느덧 누런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세찬 겨울을 맞이한다.

고목나무 꼭대기에 숨겨 놓은 새둥지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고목의 잎은 비록 하나 없지만 창덕궁의 파란 하늘을 향해 수많은 멋스런 가지들을 뻗어 

강인한 생명의 용트림을 하고 있다.

 

 

 

 

원서동 길을 따라서 올라가면 갤러리가 있고

건물의 1층의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대형 인형작품을 만난다.

좁은 밀실에 갇힌 곰의 불편한 앉은 모습이 겨울잠을 자는 것인지 혹은

지친 일상에서 도피하여 밀실에 숨어 지내는 고독한 곰을 표현한 것인지....

 

매일 걷는 산책길이 심심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