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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것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은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한다.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해하며 방황하고 있다. 대학 진학과 취업에 아름다운 청춘의 열정을 탕진하고서 기진맥진해 하고 있다.

  이들은 유년기시절부터 학습열병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천신만고 끝에 대학에 들어가도 그 기쁨은 잠시, 값비싼 등록금에 허리가 휜다. 아르바이트를 해보지만 그래도 여의치가 않아 카드빚을 내고 심지어 대부업체의 문도 두드려본다. 그러다가 덜컥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졸업을 해도 고난은 끝이 없다. 취업은 대학 진학보다 더 어렵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우리 주변에는 어디 가나 취업재수생이 넘쳐 난다.


  백수로 몇 년을 지내다보면 비정규직도 고맙게 여겨진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파리 목숨이라 늘 불안하기만 하다. 요행히 정규직을 꿰어 찬 젊은이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샘근무를 밥 먹듯이 한다. 빠듯한 봉급으로는 저축은커녕 살아가기 급급하다.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집값에 마이홈은 커녕 전셋집 얻기도 힘들다. 그래서 결혼은 꿈꾸기도 어려운 과제가 돼버렸고, 어느 사이 노총각 노처녀가 되어간다. 더욱이 갈수록 수명은 길어지는데 노후생활에 대한 보장은 막막하다.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의 서글픈 현실이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벼랑 끝으로 몰아갔는가? 무엇보다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물론 우리가 이 정도라도 살 수 있게 된 것은 그 동안 기성세대가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기성세대는 오로지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 아래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여러 가지 건강하지 못한 후유증도 남겼다. 돈이면 다된다는 물질만능의 풍조를 확산시켰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경쟁의식도 조장했다. 그 결과 남에 대한 배려 정신이 부족하고, 내 이익을 위해서는 공익도 등한시하는 좋지 못한 유산도 남기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젊은이들은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으며 또 세상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학업, 문화와 예술, 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세계 수학·과학경시대회에서 항상 1~2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계콩쿠르 대회에서도 1~3위를 몽땅 석권하는 등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목하 세계 클래식계를 주름잡고 있는 독보적 존재들이 한둘이 아니다. 대중문화는 말할 것도 없다. 한류는 이제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과 미주대륙에서도 열기가 대단하다. 외국의 문화를 무작정 수용해 왔던 우리가 이제는 우리 문화를 해외에 전수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실감하고 있다. 스포츠계는 더욱 그렇다. 축구, 야구, 골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불모지로 치부됐던 수영과 피겨스케이팅에서까지 우리 젊은 선수들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젊은이들은 세계 제일의 인터넷기술을 활용하여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세상을 더욱 빠르고 투명하게 변화시키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세대가 더 이상 기득권을 가지고 안주하지 못하도록 자극을 주고 있다 선거 혁명도 일으키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이 기존의 정치관행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놓았다. 돈 안 드는 정치문화 조성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입시지옥, 치열한 취업전쟁, 숨 막히는 경쟁의 연속 등 온갖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젊은이들은 이같이 자기 몫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의 잠재력은 이처럼 대단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기성세대들은 젊은 그대들을 믿으며 또 그대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다. 직면한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젊은이들이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부정적 유산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끊임없이 개선되고 개혁됨을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앞장서 촉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의 좋지 않은 관행과 행태를 과감히 벗어난다면 우리 젊은이들은 아무리 힘든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미래를 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불행한 환경에서 태어나 대학도 스스로 중퇴했지만 위대한 창의적 결과물들로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와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그가 6년 전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의 한 구절인 “Stay hungry, stay foolish"는 지금의 우리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 좀 더 굳건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라! 지금 당장보다는 좀 더 먼 장래를 내다보며 작지만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라!

 

이철환 

    (전)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장, 국고국장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한국조세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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