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의 삼청공원은 만추를 맞이하여......
흐린 잿빛 하늘과 초록의 소나무와
서둘러 잎을 떨구고 발가벗은 짙은 고동색의 나목들과
새빨간 단풍잎과 덩그마니 앉아있는 벤치
누렇게 말라버린 일년초 풀들....
각각의 나무와 풀과 사물들이 내뿜는 강렬한 색깔들의 묘한 조화로움에
숲을 찾은 시민들은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그저 조용하게 산책을 하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들이다.
평소 공원에서 들리던 여성들의 낭랑한 웃음소리와 밝은 이야기 소리,
활기찬 아저씨들의 걸음걸이, 화사한 연인들의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주위의 사물은 잠든 것과 같은 고요함 속에
가끔씩 휘익 불어대는 늦가을 바람에 마른 낙엽 구르는 소리만이 사르락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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