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루나틱’
대한민국 공연시장이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된 시점인 2000년도 초반,
수입라이센스 작품이 9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성이
불투명했던 창작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과 동급의 제작비로 무대를 꾸밀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루나틱은 한국적 恨(한)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강한 소재를 담아 관객들과의
완벽한 공감대를 이뤄내며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수치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수치로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제작비로 해외 대작들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메커니즘이 아닌 주제와 스토리로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하고
그것이 관객들의 호응으로 이어지기 위한 ‘희망’ 임을 루나틱이 제시하게 된 셈이었다.
그 결과 현재도 그 어느 나라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창작뮤지컬들이 매년 시도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루나틱은 8년간 250여 차례 지방 공연에서 1,000석이 넘는 대극장 공연을 소화 하면서 중극장 버전업 가능성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도 2006년 패션아트홀에서 ‘슈퍼루나틱’으로, 2008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작년 마포아트센타에서는 ‘루나틱 드림팀’으로, 성균관대학교 새천년 홀에서는 ‘크리스마스 루나틱’으로 중극장 뮤지컬의 검증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시도되는 중극장 장기공연작품의 전환에서도 다시 한 번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왜 관객들은 ‘루나틱’에 열광하는가?
루나틱이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뮤지컬이란 닉네임이 붙기까지는 이유가 있다.
드라마가 강하고 공감이 가는 소재들을 선보인 배경이 정신병원이라는 점,
어찌 보면 재미있고 어찌 보면 가슴 아픈 정신병원 환자들을 통해 우리 정상인들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 등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의식이야 말로 루나틱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 미친 세상을 어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그렇지만 너무나도 재미있게 풀어낸 환자들의 에피소드들, 그 하나하나가 객석에 있는 누구라도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기발하고도 통쾌한 웃음, 절대 감동을 준다,
이것이 관객들이 스스로 루나틱에 열광하며 직접 소문을 낼 수밖에 없게 하는 힘인 것이다.
세상에 하나 뿐인 정신 병원이 있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매력적인 굿 닥터가 반겨 주는 이 곳.
어째 그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우리는 이제부터 숨을 죽이고, 제 발로 찾아가기엔 너무나 두려운 정신병원을 대 놓고 엿보기 시작한다.
의사와 함께 등장한 환자들!!
나제비, 고독해, 정상인? 그 이름도 희한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집단 발표’를 통해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을 공개하기 시작하는데, 그 환자들을 바라보는 관객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배꼽 빠지게, 미친 듯이 웃게 되는 관객들. 그런데 어느 한 순간엔 또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과연, 누가 그들을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감히 비웃겠는가?
그들의 순수한 눈과 마음을 읽은 관객들은 어느새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또 그들의 아픔을 깊은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굿닥터가 자신들에게도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루나틱이 왜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신화이며 스테디셀러 뮤지컬인지, 미친 웃음과 폭풍감동을 통해 여러분이 확인할 차례이다.
프로슈머 박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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