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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함께

낙엽의 길

가을 시

 

낙엽의 길  -  이형기

 

낙엽은 길을 묻지 않는다

떨어져야 할 때 떨어지는 거기

구르다 쌓이고 쌓였다 흩어지는

거기가 바로 낙엽의 길이다

 

낙엽은 작별이란 말을 모른다

맨소 맨몸으로 그냥 떠날 뿐이다

하지만 길 잘못 들어

되돌아오는 낙엽은 없다

 

천지사방 허공으로 열린 길

속수무책으로 바람이 불고

속수무책으로 깊어가는 이 가을

낙엽은 길을 물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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