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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말투와 격 - 스크랩

 


요즘 애고 어른이고 간에 대중적으로 쓰는 말투가 있다. 말끝마다 “~거든요”이다.


그 다음 말이 따지는 투의 말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이 말투는 상당히 건방진 어투이다. 특히 윗사람에게 아랫사람이 이런 투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하극상의 말투로 들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드라마나 언론에서 이러한 말투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다 보니, 너도 나도 그냥 전냥 편하게 쓰는 모양이다. 그러나 “~ 거든요”는 명백히 끝마침 말이 아니다. 그 다음에 뭔가 해야 할 말이 있다고 느껴지는 어미이다. 심지어는 따질 때 쓰는 어투라, 자못 건방지게 들릴 수 있다. 이럴 때는 “~ 했습니다.” 로 공손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식으로 아무생각 없이 그냥 말하는 양상이 요즘의 우리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말 한마디는 그 사람의 정신을 반영하고 마음작용에 침투하여 생각을 바꾸게 하는 묘한 능력이 있다. 그래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며, 좋은 말을 입에 담도록 하는 것이 각 종교마다 하는 주문과 법회. 예배의 형식이 갖는 공통된 시스템이다.


그런 만큼, 똑같은 내용도 되도록 긍정적인 표현으로 , 부드러운 표현으로, 배려하는 표현으로 해야만 한다.


우선, “~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를 “~ 합시다.”로 바꿔 말해본다.


“그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는 무척 소극적인 인상을 주며 상대를 압박하는 벽이 느껴진다. 이럴 경우 “그 건에 대해 빨리 정리하도록 하죠. ”라고 하면 적극성과 진취성이 느껴진다.


또한 누군가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운을 떼려는 순간 ‘그래 말해봐’하는 식으로 “말씀해주세요.” 라고 하는 것보다는 “가르쳐 주세요 혹은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하는 것이 훨씬 공손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말이 된다.


그런가 하면 전화나 일상 업무 중에 누군가 자신을 찾을 때, 보통은 “왜 그러시죠? 무슨 일인데요? 왜요? ”라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상당히 거부감을 내포하고 있고, 굳은 표정까지 합세한다면 ‘귀찮은데 왜이래?’ 하는 투가 명확하다. 이때는 “ 저 말씀입니까? 네. ~ 일 말씀입니까? ”라고 부드럽게 되묻는 식으로 말을 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뭐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의미만 전달되면 되는 거 아냐? 라고 하실 분이 있다면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참으로 깝깝해질 것이다. 현대는 네트워크 시대이고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인 각종 첨단 기기들이 하루가 멀다하게 진화되어 출시되는 이때에 그러한 기계의 주체자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는 더욱 그 소중함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좀 더 세련된 디자인의 기계를 선호하고 좀 더 많은 기능이 편리하게 작동되는 기계를 찾듯이, 우리는 끊임없이 세련되고 더욱 진화된 그 무언가에 목말라 하고 있다. 이에 맞게 나의 말 한마디도 세련되고 진화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대가 준 자료나 정보에 별 관심이 없을 때라도 “ 덕분에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이라는 서두로 전문분야에서 꽤 실력을 갖춘 사람에게 질문이나 의견을 제시할 때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반대로 대화할 때 상대가 혹시 화제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느껴질 때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세워줄 수가 있다.


나의 말은 '나'라는 육체가 만들어낸 생산물이다. 그것이 명품인지 싸구려인지 항상 점검해봐야 한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이현정 칼럼니스트 / 방송인 & 스피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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