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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어머니의 질문

기억력이 좋지 않으신 어머님,

 

입원을 하시고는

옆에서 병수발을 하는 자식들에게 이것 저것 자꾸 물어보신다.

알려주면 잊어버리시고는 또 물으신다.

 

여기가 어디고?  예 을지병원이에요

서울이가?  그럼요 하계동 우리집 근처에 큰 병원, 을지병원이예요

내 병이 도대체 뭐꼬?  예, 위궤양이 있고 폐렴이 심하시다고 해요. 그리고 왼쪽 엉덩이뼈에 금이 갔어요..

내 병이 나을 병인고?  그럼요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진석이가 장가간다꼬?  예 11월에 가요

태호는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나?  있어요

처녀 성씨가 뭣꼬?  0 씨에요

태호는 그래 지금은 뭐 하고 있니?   박사 공부하고 있어요

태호는 언제나 장가 가노?  예 2~3년 안에 갈 거예요...

그리고 외삼촌 이모 등 근황을 물으신다.

 

우리가 한참 어머님 곁에서 수발을 하다보면

그만 가서 일들 봐라 하시면서 내가 아파서 느그들이 고생이 많다고 말씀을 하신다.

 

우리는 고생은 무슨 고생인가요... 엄마가 여태껏 병원에 입원도 한 번 안하셨기 때문에

이제 처음 병수발하는 건데 고생될 것이 없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하시는 말씀,

내가 기왕 살아 있으니,, 우리 태호 장가가는 것은 보고 죽어야제.. 하고 미소를 지으신다.

아내가 물었다. 막내 용호가 장가가는 것은 안 보시고요? 하자

어머님 말씀, 용호 장가갈 때까지 산다면 좋겠지만 그러면 너무 내가 욕심을 부리는 기 아이가?

하여 같이 웃었다. 

어머니는 외할머님이 86세에 돌아가셨고 당신도 86세까지만 사시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 해 오셨다.

올해가 어머님이 86세시다.

하지만 이번 치료만 잘 되면 90도 더 사실 것 같다.

 

기억력이라도 더 나빠지지 않아야 하실텐데...

오늘은 가슴 CT를 촬영하셨다.

허리가 많이 굽으셔서 바로 누우셔서 CT촬영을 하시기가 매우 힘드니 촬영을 생략할 수는 없을까요?

하고 담당의사선생님께 건의하였더니 폐렴이 심하여 담당 선생님은 꼭 찍어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검사 결과는 내일 듣도록 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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