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이야기

희망의 힘

어머님의 건강은 참 좋으신 편이였다.

 

위장에 탈이 나신 것은 젊은 시절부터였기에 항상 달고 다니시는 지병이었지만

위장 때문에 입원을 하신 적도 없고

복합아루사루민으로 십수년을 버텨오셨었다.

그런데 복합아루사루민이 생산 판매 중단이 되어서 금년부터는 아무 약도 드시지 않고 있다.

 

그리고 2년 전부터 고혈압이 있다고 하여 약을 꾸준히 드셨는데

최근에는 110에 70으로 정상으로 돌아와서 혈압약도 드시지 않고 있다.

 

그랬던 어머님이

올해 들어서 가끔씩 식사를 잘 못하시고

잠도 푹 못 주무시는 등 불편을 호소하시었다.

그래서 집 근처 을지병원에 입원을 하셨고 정밀하게 검사를 하여보니

위궤양과 폐렴이 심하시고 약하나마 식도염이 있다고 하였으며

좌측 대퇴부 뼈에 금이 가 있다고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폐렴이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치의는 이야기 하였다.

 

85세까지 허리는 많이 굽어지셨지만

특별하게 크게 아프다고 하시지도 않았고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시지도 않았던 어머님이

올해는 계속 병원신세를 지시게 되어 참 안타깝다.

 

어머님은 걱정은 없으시다.

자식들 다 시집장가 가서 잘 살고 있고 손주 손녀 잘 컸고 어머님이 걱정하실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하신다.

그러나 노년이 그다지 즐겁고 행복하시지는 못하시다.

자식들 모두 맞벌이에 낮시간에 누가 정감있게 대화를 나누어 줄 사람도 없고

어머님 스스로 낯선 사람들과 사귀어서 친구를 만드시는 일을 좋아하시지도 않고 하다보니

자식집에서 낮에 우두커니 앉아계시는 식의 생활이 답답하실 것이다.

 

고향 산청집에 혼자 계시면서 끼니를 챙겨드시거나 빨래를 하시거나 하는 일도 이제는

힘에 겨워하시니 혼자 시골에 계실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번 입원치료를 하시면서

어머님은 이참에 아버님곁으로 가셨으면 한다라고 말씀도 하신다.

난 어머님이 희망을 가지실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린다.

생림고모 면목고모 삼촌들 사촌형들에게 연락하였으니 병문안 올 거예요

일요일엔 태호가 올라와서 병문안 올 거예요.. 하면서 희망거리를 드린다.

 

몸이 빨리 나아서 거동이 가능하시면

고향 산청에 식구들과 모두 함께 놀러가시자고 하여 기대를 하시도록 말씀드렸다.

어머님은 좋아서 웃으신다. 우리 집에도 들려봐야지? 하신다.

 

그리고 손녀 재현이가 9월에 결혼해요

또 손자 진석이가 12월에 결혼해요

빨리 나아서 결혼식에 가봐야지요 하면서 희망을 드린다.

 

노인들은 당신이 해야할 일이 남아 있고 미래의 어떤 기대가 있을 때 삶의 의욕을 강화할 수 있으므로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자꾸만 심어드려야 할 것 같다.

 

희망은 노년 어르신들의 살아야 하는 힘이다.

 

태호는 애인도 있는데 3년 정도 있으면 결혼할 거예요.

그러니 오래 더 사셔서  결혼식도 보셔야지요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의 질문  (0) 2009.07.20
태호와 함께  (0) 2009.07.18
어머님의 입원  (0) 2009.07.14
어머니 힘 내세요  (0) 2009.07.13
주말 나들이  (0) 2009.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