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 계신 이모님이 서울에 와 계신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오셨다.
몸이 좀 불편하시면
가까이 있는 동생인 이모에게 전화를 하시지 않고
외삼촌과 함께 서울로 바로 올라가버리시면 어떡하냐고 하시면서
건강이 특별하게 문제가 없으시면 산청으로 내려오세요
제가 밥도 해 드릴게요..
모처럼 이모님의 살가운 전화를 받으신 어머님은
갑자기 고향집 생각이 물씬 나고 낙향을 서둘러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가지신 계기가 되었다.
너그 이모가 내려오면 밥도 해 주고 한다카니 걱정할 것이 없다.
내가 내려가서 챙겨먹고 다 할 수 있으니
너그 외삼촌 오라케서 나 좀 데리고 내려가라고 연락해라.
하시면서 계속 산청집으로 가시겠다고 노래를 하신다.
자식들은 한결같이
엄마가 산청집에 내려가셔서 제대로 밥을 지어서 챙겨서 드실 수 있으세요?
자신이 있으세요?
이번에 서울 오신 것도 제대로 챙겨드시지 않고 해서 영양이 안좋아지셔서
빈혈도 생기고 했는데 다시 내려가시면 마찬가지일텐데... 그냥 우리 곁에서 지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하며 설득을 하였지만
한번 생각하고 맘 먹은 일은 기필고 고집을 꺾지 않으셔서
결국 어제 동생과 제수씨가 산청집에 어머님을 모셔다 드렸다.
어머님이 마을회관에 가시자 친구분들이 서로 반갑다고 얼싸안고 하시더란다.
안색과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로 서울 자식네로 올라갔던 어머님이
의외로 기력을 회복하시고 안색이 좋아서 다시 내려오셨으니 마을 노인 분들이
무척이나 반기셨나 보다.
시골에 독거노인을 보살피고 봉사해 주는 군청에서 위촉한 봉사자들이 있다고 하여
이모님께 좀 더 알아보시고 어머님이 계신 집에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수발을 할 수 있도록
의뢰를 드리고 동생이 돌아왔다고 한다.
한 달음에 어머님을 모셔다 드리고 올라온 동생부부에게 고맙고 시골에 계신 이모님 외삼촌
그리고 석채 작은 아버님... 많은 노인 친구분들이 계신 산청이 어머님의 노년생활에 활력이 되어
고마운 일이다.
지내보시고 또 힘드시면 다시 올라오셔서 자식들 신세 지시면 될 것이다.
모든 일을 순리대로 어머님 원하시는 대로 해 가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