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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입으로 사는 인생

 

파고다 공원과 종묘공원이 가까이 있고

그 곳엔 하루에도 수백명의 노인들이 모여든다.

 

도심의 노인들의 하루의 삶의 시작과 끝이 이 곳에서 이루어진다.

 

바둑판  장기판  막걸리판  소주판... 이야기 판

조용한 사색파  오수를 즐기는 노인들, 그저 왔다 갔다 배회하는 노인들...

그들 사이에서 좌판을 벌이고 싸구려 제품을 팔고 사는 사람들...

 

 

파고다 공원과 종묘공원에선 무수한 말들이 공허하게 오고간다.

 

군대 시절 이야기, 과거 사업을 크게 하던 시절 이야기, 자식자랑, 마누라 자랑, 친구자랑, 학교자랑, 자기자랑

고생한 이야기, 아팠던 이야기, 친구와 싸운 이야기, 배신당한 이야기, 망했던 이야기....

 

서로 주고 받고 큰 의미는 없지만 노인들은 많은 이야기를 가슴에 안고 산다.

아는 것 들은 것 읽은 것 경험한 것 깨달은 것 느낀 것 ....

아주 긴 세월 아주 많은 이야기를 알고 기억하고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 간다.

힘도 없고, 일 할 곳도 없고, 딱히 환영해 주고 반기어 주는 사람 없는 많은 노인들은

오로지 입으로만...

말로만 황혼의 인생을 논하고 있다.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남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듣던 듣지 않든지...

이야기 하고 싶고 쏟아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인생은

말로도 살고

입으로도 살고

글로도 살고

노래로도 살며

연극으로도 살고

춤으로도 살고

아이디어(머리)로 살고

힘과 체력으로 살고

운동으로 살며

노동으로도 산다.

 

그리고

고행으로도 살아 간다  

 

하지만 할 일이 없고 이야기 거리가 별로 없는 힘을 잃은 노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말과 입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과거의 이야기와 과거의 추억을 이야기 한다.

 

종묘공원과 파고다 공원의 하늘엔 수 많은 사연들이 맴돌고 있다.

 

말은 공허하고, 뱉어버린 말은 흔적이 없지만

짧은 말 한 마디에 사람들은 희노애락을 달리한다.

무심코 뱉은 말에 큰 상처도 입고 괴로와 하는가 하면

한 마디 칭찬에 평생 성공적인 삶을 이루어 낸 경우도 있다.

비록 말이 공중에 사라지는 파동에 불과하지만... 말을 잘 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

말도 습관이다.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다.

남의 말을 막고 자기 말만 하는 나쁜 습관도 있고... 상대가 듣기에 편안하도록 말하는 좋은 습관도 있다.

말도 버릇이 있다. 좋은 버릇이 있고 나쁜 버릇이 있다.

말마다 상스럽거나 욕을 섞는 나쁜 버릇이 있고... 칭찬과 배려로 느낌이 좋은 말 버릇이 있다.

 

말로 천냥빚을 갚는다고 했고

오는 말이 고아야 가는 말이 곱다고 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적게 말하라고 했다.

 

무엇보다 바람직하고 중요한 말의 습관과 버릇은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말의 내용을

서로 듣고 말하고 교환하고 나누는 방법으로

그리고 실행이 뒷받침 되는 말... 그야말로 입으로만이 아닌 실천과 진실된 행동이 뒤 따르는

말을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노년을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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