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연을 좋아하고 자연과 함께 지내기를 즐긴다.
요산요수(樂山樂水) - 산과 물을 좋아한다
지자요수(智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
"지혜로운자는 힘이 들고 땀이 나는 산을 찾아가기 보다는 바닷가나, 강가나, 물가에서 머물며
어진자는 힘이 들어도 마음을 갈고 닦으며 수도할 수 있는 산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물가에서 수영을 하기 보다는
산에 올라가서 산을 누비면서 새나, 산 열매나, 곤충이나 나무를 보고 즐기는 것이 더 좋았던 난
인자요산에 해당된다.
바닷가의 뜨거운 백사장, 작열하는 태양, 그리고 황망한 수평선은 너무 밋밋하였다.
수영도 제대로 잘 못하니 흐르는 강물에서 떠 다니는 돛단배를 바라보고만 있는 무료함은 더욱 싫다.
눈만 돌리면 꽃이며 풀이며 나무며 계곡의 물이며 여기 저기 떨어져 있는 알록달록한 단풍잎이며
큰 바위며, 파란 하늘이며, 선들 산들 부는 산바람이며 새들의 지저귐, 산의 냄새 ...
내겐 모든 것이 다양하게 함께 어우러진 산과 숲과 계곡이 내게는 더 좋다.
이번 ROTC 17기 하계수련회는 부산 해운대에서 개최되었지만
사정상 참석을 하지 못하였다.
만약 산행을 겸하여 산사에서 개최가 되었더라면 아마도 무리해서 참석을 했으리라.
내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을 보면 물가에서 낚시나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산에 자주 오르고 산에서 멋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중에는 마음이 착하고 온유한 사람이 많다.
자라면서 어른이 되어서 내가 즐겨 찾은 곳을 회상해 보면 역시 산이 단연코 많았다.
군 복무시절 대성산 밑에서 오랜 기간 산을 오르내리는 생활이었지만
그다지 싫지 않았던 기억이다.
더덕도 캐 먹고 머루도 따서 먹고 버섯도 캐고...
싸리나무를 꺾어서 빗자루도 만들고
나무를 베어서 땔감도 준비하고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관측도 하고
산악행군도 하고
어떤 친구는 군 복무시절에 하도 산을 오르내려서
제대를 하고나서는 산에 가기가 싫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
산과 나무와 풀과 계곡과 물과
바람과 하늘과 구름과 새와
곤충과 꽃과 낙엽과 이끼와
바위와 돌과 흙과 이슬과
향기와 숲의 기운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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