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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운이야기

호운의 불가사의 4

 

호운의 불가사의 4


나의 네 번째 불가사의 이야기는 술이다.


중 고등학교 시절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

목사님은 술을 먹지 말라고 권고하였고 술은 죄악시 되었다.

그래서 범생이었던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술은 먹지 않으리라 생각하였었다.

주위에서도 내가 술을 마시지 않으리라고 기대하였고 내 스스로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자 그 다짐은 어디로 다 가버렸고

난 술을 많이 먹기도 하려니와 또한 즐긴다.

지금껏 마셔 보고 기억에 남는 술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막걸리 동동주 소주 맥주로부터

와인 고량주 포도주 도라지술 인삼주

샴페인, 마주앙, 더덕주, 칡술, 정종, 조껍데기 술, 잣막걸리, 인삼막걸리....

종류와 알콜의 돗수 강약을 불문하고 새로운 술이라면 피하지 않고 다 마셔보았다.

 

가끔 마셔 본 위스키로는 로얄샬루트, 올드파, 짐빔, 임페리얼, 잭다니엘,

시바스리갈, 발렌타인, 스카치블루 등이 있고

브랜디꼬냑으로는 레미마틴, 까뮤XO, 나폴레온꼬냑 등을 마신 기억이 난다.

 

어지간한 한국의 전통주도 맛은 다 보았다.

이강주 문배주 매실주 가시오가피주 복분자주 홍주 머루주 소곡주 국화술 안동소주...

유명하다는 중국의 호골주, 이과두주, 경주, 공부자주, 마오타이주, 죽엽청주도 많이 마셨고

북한의 들쭉술, 평양소주도 맛을 보았다.

일본에 출장을 가게 되면 히레사케를 마신다. 복지느러미를 태워서 뜨겁게 데운 정종 위에

띄어서 독을 흡수하고 향긋한 복냄새를 맡을 수 있다.

 

 

또한 집에서 담은 딸기주, 돌배주, 꽃사과주, 돌복숭아주, 솔방울주, 오소리쓸개주, 모과주,

잣술, 대추술, 다래주, 사과주, 유자주, 오미자주, 자두술, 뱀술.. 일일이 기억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샴페인, 보드카, 드라이진, 데낄라, 칵테일 등을 마신 기억이 있다.

거기다가, 소맥, 폭탄주, 소막, 50세주, 복소주, 오이소주, 오렌지소주 등 혼합소주를 만들어

마셨다. 소싯적엔 소주와 초록색의 소화제인 맥소롱을 타서 마시기도 하고

남들이 마시는 것을 보고 계란 노란자를 풀어서 연두색으로 만들어서 마신 적도 있다. 

아무튼 지금까지 일부러 피해서 마시지 않은 술은 없었다.


친구들은 너는 술 담배를 안 할 것 같았는데... 말꼬리를 흐리면서

소주를 꿀꺽 마시는 나를 신기한 듯 갸웃거리며 바라본다.

이제는 황득수 하면 술 잘 마시는 놈, 많이 마시는 녀석,

술 많이 마시고 다음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언제 마셨는지 할 정도로 멀쩡해 지는 친구로 서서히 소문이 나 버렸고 주당 또는 애주가로

불리게 되었다.

 

요즘 비즈니스다 모임이다 산행이다 각종 핑계를 담아서 마시는 술을

이제는 나이도 있고 비용도 생각하고 건강을 위해서 절주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술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것은 이미 해 보았기에 무모한 일은 하지 않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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