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치아가 부실한데다가
자기 전 이빨을 제대로 닦지 않아서 인지 일찍부터 이빨치료를 자주 하였습니다.
뽑고 갈고 때우고 씌우고....
나이가 50이 가까와 지면서 부쩍 하나 둘 씩 망치(忘齒,이가 없어지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애지중지 의지를 하면서 하루에 이빨을 서너번씩 닦아가면서
되살려 보려고 애를 쓰던 좌측 윗 어금니가
도저히 기사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고 아프기만 하여 드디어 내 손으로 잡아 빼었고
우측으로 음식을 조심조심 씹으면서 부실한 우측 이를 유지하기 위해 또한 열심이
양치질을 해 왔건만 지난 달 우측 아래 첫 어금니를 또 다시 내 손으로 잡아 뺀
가슴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좌측으로 다시 음식 씹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희한한 일은 옛말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속담이 있듯이
내 몸이 스스로 적응을 하기 위해서 예전에 좌측으로 음식을 씹기가 힘들었는데
믿었던 우측 이빨이 완전 부실화되어 기능상실을 하고 나자
신기하게도 좌측이빨들이 선전을 해 주기 시작하여 삼겹살 정도는 씹어서 넘기게
되었습니다.
'앓던이 빠진 것 처럼 시원하다'를 두 번이나 내 손으로 빼어버리고 경험을 하고 난 후.
한층 부족한 가운데 지혜가 생긴다는 말 대로 그 비싼 임플란트 하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
저도 좀 지독한 사람이지요(사실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
없는 이빨로 큰 돈 안들이고 음식을 씹어 삼키는 남편이 신기한 듯이 보고 아내가 웃더라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 건망증, 특히 물건 잘 잃어버리는 주특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돈지갑을 잃어버린 것은 결혼 후 약 7번 정도 될까요?
그리고 우산 잃어버린것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10번도 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손님과 강남에서 만나고 지하철에 깜박하고 두고 내린
닥스 우산은 정말 디자인과 색상 그리고 기능이 매우 정교하여 고장없이 2년간 잘 써온
큰아들 학교에 방문기념으로 얻은 귀하고 의미있는 우산인데 결국 또 잃어버렸습니다.
한 이틀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러나 누군가 필요한 이에게 보시하였다 생각하기로
마음을 편하게 가졌습니다.
그랬더니 집에 그 보다 더 좋은 접이식 우산이 한 개 보이길래
포장을 뜯어보니 피에르 가르뎅 우산인데 닥스보다 더 좋아보이는 것이 있어서
이제 그 우산을 애용하기로 합니다.
카메라 분실, 이빨 분실, 우산분실, 지갑 분실....
잃어버리기를 잘 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노하우가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