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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상추 치커리 아욱 근대 그리고 배추 쌈

어린 시절에

누구나 그랬듯이

시금치, 상추, 쑥갓, 배추 잎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제사나 차례를 지내고 나면

나물 세가지를 꼭 먹게 되는데

주로 도라지 시금치 그리고 고사리 나물이다

혹시 추가로 두 가지를 더 만든다면 대개 콩나물과 숙주나물이다.

중 고등학교 때부터는 나물을 넣고 비빔밥을 해 주시면 맛있게 잘 먹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고향이 경상도라서 어머님이 차려주신 야채 중에 무 채나물, 냉이, 달래, 씀바귀, 쑥,

고추잎, 고구마 줄기, 부추, 마늘 쫑, 생마늘, 마늘 간장장아찌, 삶은 호박잎, 아주까리 잎,

미나리 가지나물 무말랭이, 호박, 시레기 나물 기타 이름모를 제철 나물들을 자주 먹을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시절 나물을 썩 즐겨 먹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군에 들어가서

강원도 골짜기에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에서 뜯은 취나물, 드릅의 맛도 볼 수 있었고

더덕의 신비한 맛도 보았으며

몸에 좋은 버섯들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된장에 박아 만든 깻잎 장아찌로나 간장양념의 삶은 깻잎을 먹어 보았지만

군에서는 여건 상 훈련을 나가면 깨끗이 씻은 들깨 생잎을 자연스럽게 밥을 싸서 먹거나

고기를 싸서 먹게 되었다,

물론 풋고추만 가지고 된장에 찍어서 밥을 먹은 적도 있었다.

 

제대를 하고 회사에 들어 간 후 결혼을 하였고,

집에서 야유회에 가서 때론 음식점에 외식을 하러 가면 맛있는 잎채소와 줄기채소 뿌리채소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내 설악산 오색약수터 입구에서 파는 산나물 비빔밥은

10가지 정도 나물이 같이 들어가는 종합나물 비빔밥인데 그 맛이 환상적이었다.

 

간에 좋다는 돗나물, 피를 맑게 해주는 양파, 죽순, 배추뿌리, 순무, 파무침, 방아잎, 갓 김치

등을 알게 되었고

요즘 들어서는 겨자잎, 치커리, 양상치, 피망, 부루커리, 각종 허브식물 잎 등을

시장에서 쉽게 구하여 샐러드도 해 먹고 날 것으로 밥도 싸먹기도 하여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매워서 잘 못 먹던 청양고추도 어느 덧 좋아졌고

서양에서 들여다 재배하기 시작한 여러가지 채소류가 부쩍 입맛에 맞고 자주 먹고 싶어졌다.

 

그러데 아내와 장에 가서 보면 유기농 또는 친환경 야채라고 하여 웰빙을 강조하며

가격이 만만찮은 것을 보게 된다. 예전에 없을 때 그저 끼니를 때우기 위해

곁반찬으로 먹었던 야채들이 지금은 고가격 반찬으로 대우를 받고 있어

세태가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현대 사람의 몸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섬유소, 무기질 그리고 항암효과와 면역력 향상을

도와주는 좋은 기능들이 많은 것이 점점 밝혀져서 그 진가를 인정받게 된 것이리라.

 

어제 일요일에

누나와 자형이 용문에 가서 무농약 재배로 키운 여러가지 야채를 수확을 해와서

우리 집에 잠간 들러서 이것 저것 많이 나누어 주고 갔다.

치커리 아욱 근대 상추 그리고 배추를 주고 갔기에 저녁상은 때 아닌 웰빙식단을 준비할 수 있었다.

연한 호주산 소고기 부채살을 구워서 같이 구운 버섯과 양파 그리고 상추, 치커리, 노란 배추잎에

싸서 먹거나 같이 먹으니 그 맛이 기막히게 환상적이었다.

 

몸은 스스로 몸에 필요한 음식을 부른다고 하였다.

어제 저녁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소고기도 치커리도 양송이 버섯도

구미가 당겼고 많이도 먹었다. 어젠 내 몸에서 야채와 고기를 부른 날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