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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38 이봉주와 산행

38 이봉주가

골인을 2~3 km 남겨두고

삼족오 정신으로 마지막 질주를 하여

마라톤 환갑나이인 38세에 우승을 하여

나이 들어 가는 우리 세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어서

 

난 모처럼 아내와 같이 봄이 오고 있는 북한산으로 산행을 갔다.

 

창동 사는 친구 부부와 길음동 버스 정류장에서 11시 15분에 만나서

170번 버스를 타고 신영상가 앞에서 하차하여 구기터널 가까이 가서 우측으로 꺾어져

승가사 비봉능선 대남문으로 이르는 아기자기 하면서도 힘들지 않은 코스로

산행을 갔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햇살은 따스하고 계곡의 물은 맑고 투명했다.

봄의 전령사인 진달래꽃을 아직 만날 수 없었지만

계곡 물 속에 여유롭게 떼지어서 헤엄치는 버들치를 보면서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다소 가벼워진 것이며

계곡에서 살랑부는 바람의 온기에서 봄을 느낄 수 있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진 것은 참 잘된 일이다.

오랫동안 시행해 왔던 공원입장료가 한 순간에 없어지기가 쉽지 않을텐데

갑자기 사라진 것이 대단하다. 입장료가 없어진 후 세번째 산행이다.

두번은 친구들과,

이번엔 아내도 함께하는 산행이다.

아내도 입장료가 없어진 것을 알고 신기하다고 했다.

 

아내와 지리산도 갔었고

설악산 대청봉도 함께 넘었고

주변의 이러저러한 산에 같이 다녀 본 경험이 있고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수도 없이 같이 걸었기에

아내의 기초체력과 지구력에 대하여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역시 숨차다 소리 한 번 없이 다리가 아프다는 푸념 한마디 없이

승가사까지 가뿐하게 오를 수 있는 아내의 건강함에 고맙기도 하다.

 

친구 부부는 평소에 다리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내는 생활인데도

생각보다 힘들이지 않고 잘 올라왔다.

친구 아내가 집에서 감자를 준비하여 왔는데 승가사 절 밑에서 껍질을 벗기며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주위 사람들은 감자 냄새가 좋았는지 모두 부러운 눈으로 우릴

쳐다보았다.

나누어 달라고 조르는 한 여자 등산객에세 남은 한 개를 주었더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였다. 산에 오르면 사람들은 순수해지고 명랑해 진다.

 

승가사 대웅전 뒤로 108계단을 올라가면 큰 바위에 조각한 부처상이 있다.

그 옛적 어느 석공이 위험을 감내하고 바위에 매달려서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조각하였을텐데... 그 수고와 정성 덕분에 우리는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윽하게 내리 뜬 부처님의 눈은 평창동과 구기동

그리고 멀리 남산까지 내려다 보며 천년 가까이 중생의 세계를 보살피고 있는 것이다.

 

내려오는 길은 한결 편하고 밝은 발걸음이었고

산 밑에 '산울림'식당에서 먹은 알싸한 '주삼고추장두루치기'와 파전과 순두부백반,

그리고 시원한 동동주는 피로와 배고픔을 달래 주고 서로간의 우정과 애정을

키워준 영양소가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한독스파밸리에서 뜨거운 욕탕에 몸을 담고

피곤을 풀고 소금사우나에서 아내와 함께 땀을 흘리면서 알찬 휴일을 보낸 기쁨이

일주일의 활력소가 되리라

 

고구려 군사들이 훈련했었다는 삼족오식 걷기법(이를 잘 활용하면 축지법도 터득한다는)을

알고 실천하게 된 후 아내와 중랑천을 걸을 때

속으로 하나 둘 셋을 반복적으로 세면서 걸었더니 운동효과가 훨씬 크고 걸음이

자기도 모르게 빨라지고 상체운동도 되어서 그 효과가 컸기에 산을 오르고 내리는 일이 그다지 힘들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