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자신의 일을 해준 하인 두 사람이 결혼할 나이가 되자
돈 많은 주인은 두 사람을 고향에 보내주기로 결심하고 두 하인에게 이를 알려 주었다.
주인의 말을 들은 두 하인은 매우 기뻐하면서 이제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들을 만나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
하며 들뜬 마음을 애써 숨기려했다.
그날 저녁 주인은 두 하인을 다시 불러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한 가지 일을 더 해주고 내일 아침에 고향으로 내려
가라고 말했다. 주인은 두 하인에게 미리 준비해 둔 짚단
하나씩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 짚단은 똑같은 분량이네. 자네들은 이걸로 오늘밤
새끼줄을 만들어 주게나. 될 수 있는 대로 가늘게 꼬아주면
좋겠구만." 말을 마친 주인은 두 하인을 남겨두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남겨진 하인 중 평소에도 게으름을 잘 피우던 한
하인이 투덜대기 시작했다.
"젠장, 마지막 날까지 사람을 부려먹는군. 내일 이곳을
떠나면 안 볼 사람인데 잘 꼬아줄 필요가 어딨어.
그냥 대충 해놓고 자야지."
그는 금새 새끼줄을 굵고 거칠게 만들어놓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또 한사람의 하인은 언제나 성실하고 정직했던 모습
그대로 아무 말 없이 밤을 새워가며 주인이 시킨 대로 가늘고
고운 새끼줄을 만들었다. 워낙 가늘게 꼰 새끼줄은 짚단
하나를 다 쓰자 엄청나게 긴 길이가 되었다.
이윽고 날이 밝아 다음날이 되었다.
두 하인이 인사를 마치고 고향 길을 떠나려하자 주인이 금고
에서 꺼내온 엽전 자루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두 사람 다 고향에 내려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돈이
필요하겠지? 두 사람이 각자 어젯밤에 꼬아놓은 새끼줄에
여기 이 엽전들을 꿰어 마음껏 가지고 가게."
이 말을 들은 게으른 하인은 자기 자신을 한탄하였다.
어제 그가 만든 새끼줄이 너무 굵고 거칠어 엽전구멍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성실한 하인의 새끼줄은 가늘고
길어 많은 엽전을 꿰어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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