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여섯 살 어린 시절을 보낸 남이섬은 내게 마음의 본향처럼 친근하고 아련한 추억의 섬이다.
6월 17일 일요일 아침 일찍 차를 몰아 남이섬 선착장 주차장에 당도하니 붐비지 않아 좋았다.
출입문의 모습이 또 바뀌었다. 매년 새로와져서 남이섬지킴이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아내, 처형님 두 분, 큰 처남형님, 그리고 나...
내가 살던 남이섬을 방문객들께 두루두루 안내해야할 입장이어서 산책코스를 잘 잡아야 한다.
건너편 남이섬까지 짚-와이어를 타고 하강하면 38,000원이다.
입장료 및 도선료(왕복)는 1인당 10,000원이다.
왕복 유람선에는 휴일이면 가득하게 탐방객을 싣고 북한강을 가른다.
출발지인 건너편의 남이섬 선착장과 짚-와이어 승강탑과 멀리 번지점프대가 상류쪽으로 보인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전기 셔틀버스를 타고 남이섬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관광을 즐길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은 자전거, 혹은 네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가족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전기로 달리는 세발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웬만하면 튼튼한 두 다리로 섬을 돌아보는 것이 운동도 되고 구석구석 섬을 볼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물론 잠간씩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곳곳에 벤치를 만들어 두었다.
오전 일찍 남이섬에 입장하니 관광객도 많지 않고 아침의 맑은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붐비지 않고 쾌적하여 아주 좋았다.
겨울 연가 촬영으로 그리고 멋지게 자란 메타세콰이어길은 유명하고 남이섬의 랜드마크이자 심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곳에 살 땐 밤나무와 잡목이 우거졌지만 지금은 메타세콰이어, 잣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좋은 수목들이 많이 식재되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보기에 좋다.
환경친화적인 사업의 일환으로 폐기물을 재 활용하여 작품을 많이 만들어 두었다.
타조, 닭, 청설모, 다람쥐, 거위, 딱따구리, 참새, 기타 각종 생물들이 쉽게 주변에 나타나 볼 수 있다.
서강(과거엔 앞강이라고 불렀다.) 강변 둘레길로 걸어 본다.
장승도 오래 세워두었더니 나무가 삭아서 모습이 변형이 왔다.
섬 주변을 걷기만 하여도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다.
죽은 나무와 살아있는 나무가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오래된 그래서 잘리고 썩고 말라 죽은 나무와 아직도 푸른 생명을 구가하고 있는 소나무는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다. 죽은 나무도 흉물스럽게 놓아두지 않고
손질을 하여 큰 나무인형으로 탈바꿈되어 마치 새로운 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휴일 다시 가 본 남이섬의 오전 산책은 참 좋은 소풍이 되었다.
춘천의 원조 막국수를 먹기 위해 섬을 나서니 가평오거리부터 남이섬 선착장 주차장까지 관광버스와
승용차의 기나긴 행렬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어 아침 일찍 다녀가는 우리 일행은 안도의 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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