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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노량진에서 있었던 일

노량진에서 있었던일

 

제가 태어나서 20년을 살았던 노량진에는
유명한 '김 현치 권투체육관’이 있었습니다.
새벽 등교 길에 보면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수십 명의 청년들이 쉿 쉿 소리를 내며

코치의 자전거 뒤꽁무니를 열심히 쫓곤 했었지요.

중학교 때 반에서 1번이었던(가장 키가 작았던) 친구는
평소 60번(가장 키가 컸던) 녀석에게 몹시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공연히 툭툭 쥐어박거나 번쩍 들어 빙빙 돌리다 내려놓았습니다.
어느 날 녀석이 또 장난치려고 다가오자
꼬마친구는 교실 앞으로 슬슬 자리를 옮기더군요.

 

반 아이들의 시선이 모이는 걸 차분히 확인한 후
1번 친구는 전광석화같이 60번의 얼굴에
원투 스트레이트를 작렬시켰습니다.
‘퍼 벅.’
불의의 강타를 정면으로 맞은 녀석은
코피를 낭자하게 흘리며 큰대자로 누웠지요.
단 두 방에 떨어진 겁니다.

 

알고 보니 1번 친구는 지난 한달 동안
이를 악물고 권투 체육관에서 주먹을 단련시켰다더군요.
그 모습을 지켜본 십 수 명의 핍박받던 꼬마들이
당일로 체육관에 등록했는데
권투는 모르겠고 줄넘기만 숨넘어가게 하다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쨌든 그 후로 우리 반뿐만 아니라 전교에서
큰 아이들이 작은 친구들을 놀려먹는 일이 싹 없어졌습니다.

 

언제인가 소말리아의 띨띨한 해적들이
한밤중에 배를 습격했는데, 그게 알고 보니 프랑스 군함이었다나요.
죽기 살기로 꽁무니를 뺐지만
그 중 바보 다섯 명은 체포돼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패할 확률이 높은 선수는
상대를 얕보는 자입니다.
얕보면 반드시 깨집니다.

 

 

Metab 경영연구소의 TI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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