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겨울,
남이섬에서 서울로 이사올 때,
남이섬 선착장에서 조그만 배(쇄빙선)에 이삿짐을 싣고 꽁꽁 언 북한강을 뱃머리에서 쇠구슬을
반복해서 떨어뜨려 두꺼운 얼음을 깨고 배는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여 강을 건너 가평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선착장에 불러 도착한 시발차 도라꾸(미군 군용차를 개조하여 만든 조립차 트럭처럼 생김)에
이삿짐을 옮겨 싣고 부모님과 함께 시발차의 앞죄석에 타고
이사를 오던 그때, 어렸지만 신기한 시발차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남아 있다.
서울에 올라와 종종 거리에서 보았던 시발택시와 새나라차와 코로나...
그리고 우리나라 기술로 만들었다는 현대 포니자동차가 1976년에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한국이 가난했던 그 시절, 초등학교 시절에 탔었던 기차나, 자동차나, 버스나, 전차는
모두가 제 스스로 움직이는 것들이었으니 어린아이들에게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리어카나 자전거를 모는 것도 신기하고 즐거운 일이었는데 차를 보거나 타는 일은 감격 그 자체였었다.
그랬던 우리가 한 집에 자가용을 두 대씩 소유하여 몰고 다니는 요즘 같은 날이 올줄은 정말 몰랐었다.
시발차를 탔던 그 겨울...
50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거리엔 수많은 고급승용차가 물 흐르듯 달리고 있음을 보면
정말 대단한 대한민국 자동차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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