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국가의 미래는 없다
2009년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률은 1.15명으로 세계최저수준이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률 수준 즉 인구대체수준 출산율 2.1명에 훨씬 못 미칠뿐 아니라 OECD평균 1.75명의 66%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저 출산추세는 최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되는 기미가 없다. 출산율추이를 보면 1990년 1.57명→ 2001년 1.30명→ 2005년 1.08명→ 2009년 1.15명 등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 결과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2000년 7%(노령화사회)에서 2009년에는 10.7%로 높아졌고 2018년에는 그 비율이 14%(노령사회)로 늘어나며 2026년에는 20%(초노령사회)를 상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노령화사회에서 26년만에 초노령사회로 진행되는데 이와 같은 노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우리가 그동안 압축성장을 하였듯이 압축노령화가 되어가고 있다.
저출산과 그로인한 노령화의 영향은 그 무엇보다도 심각하다.
우선 생산인구의 감소와 국내소비의 감소로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린다. 생산성이 높은 25-54세 인구는 2010년부터 줄어들고 있으며 2018년 이후에는 총 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노령화가 되면 소비도 줄어들게 된다. 벌써 대형주택은 수요가 줄어 집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최근 4%에서 2021-2030년에는 2%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급속한 노령화는 재정수지를 크게 악화시킬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률의 저하는 세입의 감소를 초래한다. 반면 노령화는 각종 연금과 의료비지출을 증가시켜 세출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현추세대로 가면 국민연금은 2060년에 완전 고갈된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자상태여서 재정에서 보조하는데 2020년대에는 적자가 32조원으로 예상된다. 재정에서 지원하는 노령수당도 규모가 급속히 늘어나 2028년에는 26조원으로 예상된다. 노령화로 인한 의료비지출도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1990년대 전체 의료비 지출 중 65세 이상 비율이 10%였는데 금년 상반기에는 33%를 상위하는 등으로 노인의료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선심성 복지대책이 추가되면 재정적자는 더 커질 것이다.
그동안 정부도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미흡하여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비는 2007년 GDP의 0.5%에 불과하나 OECD국가는 2%수준이다. 프랑스는 강력한 대책으로 저출산 문제해결에 성공하였다. 저출산 대책비를 1980년 GDP의 2.4%수준에서 2009년 3%수준으로 확대한 결과 출산율이 1997년 1.7에서 최근 2.0으로 회복되었다.
반면에 일본은 미온적인 대책으로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20%를 상회하는 초노령국가가 되었다. 저출산 대책지출이 2007년 GDP의 0.7%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복지비중 고령화대책비율은 1980년에 33.4%에서 2009년 45.0%로 증가하였다. 저출산 대책을 소홀히 하여 고령화대책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가 되었다.
일본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제부터 인구감소방지 대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인구감소방지대책을 국정 최우선과제로 하여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예산지원을 포함하여 청년 실업대책 등 광범위한 문제가 포함되어있으므로 보건복지부가 담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저출산 방지와 인력양성에 국고지원을 대폭 늘려 보육비와 교육비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어야 한다. 저출산 대책비는 미래에 노령대책비를 줄이는 투자라는 면에서 타당성이 있다.
근본대책으로는 청년 실업해소 등 젊은 세대가 꿈과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미래가 불안하다면 누가 결혼하고 애를 낳을 것인가.
개방적인 이민정책도 필요하다. 오늘날 미국이 젊고 부강한 나라로 유지되는 것은 과감하게 이민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이민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지식기반사회에 맞추어 가급적이면 단순 노동력 보다는 고급인력의 유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은 단기간에 변하는 것이 아니므로 인구감소방지대책은 시급히, 강력히 추진되어야 한다.
최종찬 ( jcchoijy@hanmail.net )
(전)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 조달청 차장, 기획예산처 차관
(전)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 정책기획 수석비서관
(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현)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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