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많다.
언젠가 남북통일이 될 것인데...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가 볼 수 없는 곳, 신비의 땅 북한,
망명작가 림 일씨의 수필집 '평양이 기가막혀' 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본다.
1. 평양의 돈 봉투
서울에서 일부 정치인들과 특정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로비현상을 생각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돈 봉투'이다. 그러면 로비의 징표라고 할 수 있는 '돈 봉투' 가 평양에도 있을까?
평양에는 '돈 봉투' 는 없다. 그렇다고 로비현상이 없다는 것은 아니며, 솔직히 말하면 온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고 할 정도로 로비와 뇌물현상이 퍼져 있다. 통제 불능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평양에서 이루어지는 뇌물현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로 물품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며 술, 담배가
대표적인 물품이다. 비교적 비중 있는 뇌물에는 외제 담배와 술이 박스로 움직이며 고급 뇌물로는 TV와
냉장고, 오디오를 비롯한 외제 가전제품이 포함된다.
북한 사회 자체가 물품 부족 사회인 만큼 돈보다 물품이 더 귀하다. 따라서 모든 뇌물이 돈보다 물품으로
되어 있으며 비싸고 귀한 물건일수록 로비 효과가 더 난다. 물품이 풍족한 일부 특정인들 사이에는 돈이
뇌물로 오고 가는데 이때의 돈은 내화가 아니고 외화이다.
2. 평양의 리혼(이혼)
평양에서는 리혼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1956년 3월에 만들어진 '합의에 의한 리혼제도'를
폐지하고 재판에 의해서만 리혼토록 명문화했다. 복잡한 리혼 절차와 리혼 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
재혼의 어려움으로 인해 북한에서 리혼은 그리 많지 않다. 리혼 사유로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든가, 배우자
의 부정 행위(외도나 범죄행위), 고부 갈등, 성격 차이 등이 있다. 리혼할 경우 위자료는 따로 없으며 아이
를 어머니가 키울 경우 남자가 한 달 월급의 15~20% 정도를 양육비로 주게 되어 있다.
3. 평양의 대학입시
평양의 대학입학시험은 예비시험과 본시험이 있다.
서울의 수학능력시험과 유사한 것이 예비시험이다. 예전에는 추천에 의해서 대학입학 지원자가 결정되었
는데, 대학 지정에 권력 연출 뇌물 등이 개입되는 등 입시가 사회 문제화되어 예비시험이 도입되었다.
예비시험은 도. 시. 군의 교육과가 주관하며 고등중학교 졸업생은 전부 치르는 것을 원칙으로 보통 4월
에 시작되는 새 학년도를 5개월 정도 앞둔 10~11월 사이에 치러친다. 시험과목은 <김일성 혁명력사>,
<김정일 혁명력사>, <국어>, <수학>, <영어>, <화학>, <물리> 등 7개 과목.
학생들의 예비시험 성적과 지망대학을 고려하여 응시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시. 군 인민위원회
'대학생모집과'이다. 다시 말해 국가가 수험생에게 응시대학을 결정하여 통보해 준다.
때문에 대학시험에서 과열 경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평양에서는 본인이 희망한다고 하여 대학시험을
치르는 일은 절대 없다.
4. 평양, 공원 속의 도시
평양은 시민 1인당 녹지면적이 58제곱미터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도시이다.
가장 오래된 력사 문화 도시답게 고조선으로부터 고구려,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과 유적들이 남아 있는 평양에는 공원도 많다. 대표적인 공원으로는 대성산유원지공원과 만경대유원
지공원, 모란봉청년공원과 릉라도공원, 보통강유보도공원 등이 있다.
도심 공해가 심한 서울과 달리 평양의 공원 곳에는 새벽에 까치울음소리를 시작으로 하여 하루종일 온갖
새들이 지저귄다.
그리고 공원 자체가 식물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갖가지 식물들이 넘쳐 있다.
평양의 거리는 옛 동구권 사회주위 나라들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도시가 계획적으로 설계되어
구부러진 길이 없이 확 트인 느낌을 받는다. 시가지 안에 아프타나 공원, 도록 사이에는 나무를 많이 심어
도시 전체가 공원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식량난으로 인한 수고를 제외하면 평양 시민들이 휴일이면 강변이나 공원을 찾아 휴식의 한때를
보내는 것은 서울과 별 차이가 없다.
5. 평양 대동강 풍경
평양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대동강이 있다. 대동강 위에는 1개의 철교와 6개의 다리가 있고 강의
너비는 600~800m이며 수심은 평균 2~3m이다. 강변에는 아스팔트로 된 유보도공원 포장길을 따라 평양의
시목이라 할 수 있는 버드나무가 화창한 봄이면 버들가지를 뽐내고 추운 겨울에는 하얀 설경을 자랑하는
멋진 풍경이 있다.
평양의 대동강변에는 5월 1일 경기장, 릉라도 물놀이장. 문수유희장. 도평양대극장, 청년극장, 평양보령관
옥류관, 인민대학습당. 력사박물관. 미술박물관, 양각도 축구경기장, 국제영화관, 국제호텔 평양단고기집,
통일거리시장 등 일반 대중 이용 시설들이 있는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돈 많은 일부 특정 소수에게 차려지는 혜택보다 일반 대중에게 차려지는 혜택이 더 크다는 증거이다.
어찌보면 서울시가 평양시에 배워야 할 좋은 점의 일부가 아닐까?
6. 평양의 음주 문화
평양에는 서울만큼 술이 흔하지 않다.
국가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날이면 평양 시내 각 가정에 500ml짜리의 술 한
병이 공급된다. 단체나 직장이 아닌 시민들의 각 가정에 공급하는 리유는 '밖에서 먹지 말고 집 안에서
곱게 먹으라.' 는 당의 의도에서이다.
세상사 한 잔 술에 달래기도 하며 동료들과의 하루 일에 쌓였던 마음과 육신의 피로를 풀기도 할 때가 한
잔의 술이 제격이라면, 가정에 공급되는 술은 피곤한 부문도 없지 않다. 하지만 좋은 점도 분명히 있어
보인다. 술 먹고 늦게 귀가하는 남편들을 걱정하는 서울 안해들의 불안한 마음 같은 따위는 평양의 려성들
에게서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평양에서 1년에 단 두 병 정도 공급받을 수 있는 귀한 술. 당연히 암시장가격으로 비쌀 수밖에 없으며,
공장에서 제조된 25도 소주 한 병이 근로자 한 달 봉금의 가격에 매매되고 있다.
그렇게 귀하고 귀한 술이어서일가? 평양에는 서울처럼 연속되는 이동 술자리를 일컫는 1차, 2차란 말이
전혀 없다. 어떻게 보면 건전한 음주문화를 위해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대목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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