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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함께

남산 청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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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만난 청설모는 배가 고파서 사람들이 떨어뜨리고 간 먹을 것이라도 있는가 싶어서

내 곁에까지 가까이 와서 먹이를 살피고 있다.

가을 겨울이 지나가면서 숲에는 먹거리가 동이 나서 청설모나 다람쥐가 배가 고플 것이다.

 

 

 

 

새 먹이를 주라고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

청설모나 다람쥐 먹이는 아무도 챙기지 않는다.

 

오늘따라 청설모가 가여워 보인다.

 

청설모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가 있어 모 일간지에는 아래 글을 게재해 놓았다.

 

(인용글)

 

청설모(청서모·靑鼠毛)는 한자로만 해석하면 청서(靑鼠)의 털이 된다.
실제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붓을 만드는 원료로 이 청설모의 꼬리털을 많이 이용한다.
워낙 이 털이 유행이다 보니 청서라는 이름보다 청설모가 아예 동물 이름이 되어 버렸다.
간단히 이 이야기만 보더라도 청설모는 예부터 우리 산하에 많이 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야산에서 인간의 무분별한 침습으로 인해 맹금류, 늑대, 여우 삵, 담비, 구렁이 같은 청설모의

천적이 사라지면서 환경 적응력이 강한 청설모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디 이들뿐이랴 멧돼지, 야생고양이, 너구리, 고라니 심지어 야생들개까지, 생태계 파괴 후

인간의 방심과 무단 폐기가 부른 동물들이 생태계의 우점종으로서 새로운 균형을 잡아가는 추세다.

이들은 새 생태계의 탄생을 알리는 한편 산림 파괴로 초점을 맞춘 개발지상주의 인간들과의 피치 못할

충돌 선상에 서 있기도 하다.

 

그중 날렵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청설모는 잣, 호두 등 예전에 자기 고유의 주식이었지만

이제는 값 비싼 인간의 기호식품이 되어 버린 나무 열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총까지가진

골리앗 인간과의 웃지 못할 한 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미 이들은 몇몇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 유해조수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쟁에서 선동전이 중요하듯, 전선에 선 인간들은 청설모에게 나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안간힘을 쓴다.

 

가령 청설모가 다람쥐를 모두 잡아먹어 버린다느니, 청설모는 원래 우리나라에 없던 중국산

외래종이라느니 하는 유언비어들이다.

하지만 청설모가 비록 벌레나 작은 새알들을 취하기는 하지만

다람쥐를 사냥해서 먹을 정도의 극단의 육식성은 지니고 있지 않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들 주식의 99% 나무열매이다.

그리고 대개 가족 또는 단독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다람쥐를 통째로 몰아낼 만한 조직성도 갖추고 있지도

않다.

 

대부분 우리 야산에는 다람쥐와 청설모가 사이좋게 영역을 나누어 생활하는 걸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