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자전거 이용 사례
<앵커 멘트>
세계에 부는 녹색바람 현장을 찾아가는 연속 기획, 오늘은 일본의 전동자전거 붐을 소개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만 자전거 대국이랄 수 있는 일본에서는 최근 배터리의 힘을 빌린 전동자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힘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다 전기 배터리를 쓰는 친환경성 때문에 날로 수요층이 늘면서 일본의 자전거 풍속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재강 순회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9천만대 안팎의 자전거가 보급돼 있는 일본... 도심 어디서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의 자전거 타는 모습도 오래전부터 자연스런 광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자전거 대국 일본에서 새로운 자전거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도쿄 주택가 골목길에서 주부들이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근처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앞뒤에 자녀 두 명을 태우고 심지어 오르막을 올라가도, 힘든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전동 자전거이기 때문입니다. 전동 자전거에는 안장 아래 부분에 충전식 배터리가 달려 있습니다.
<인터뷰>바덴 유(주부) : "전동자전거라서 언덕길도 가벼운 힘으로 오를 수 있어 편합니다."
33살의 주부 미야자와씨가 전동자전거를 몰고 장을 보러 나왔습니다. 일반 자전거를 이용할 때는 무게 때문에 이것저것 살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4인 가족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구입해도 돌아가는 길이 가볍습니다.
<인터뷰>미야자와 미나코(주부) : "부피 크고 무거운 걸 많이 샀는데 흔들리지도 않고 편하게 페달을 밟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하기에는 가깝고... 그렇다고 걷기에는 먼 거리... 여기에 태워야 할 아이들이나 날라야 할 짐이 있을 때 전동 자전거는 훌륭한 교통수단이 됩니다.
<인터뷰>하타케야마 아이(주부) : "아빠가 일 때문에 바빠도 엄마는 어디든 갈 수 있게 됐죠."
이 때문에 전동자전거의 최대 고객은 주부들입니다.
전동자전거라 해서 오로지 배터리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페달을 밟아 동력의 일부를 담당해야 합니다.
언덕길에서처럼 시속 10킬로미터 이하의 속도에서는 사람이 가하는 힘의 2배까지 배터리가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속도가 빨라질수록 배터리의 동력 공급은 줄어들고, 시속 24킬로미터가 되면 배터리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경계를 확실히 하는 법규정입니다.
<인터뷰>무라타 가즈히로(전동자전거 제조업체 과장) : "배터리 힘으로 고속주행해서는 안 되도록 법률로 돼 있고, 기업도 그렇게 제조하고 있습니다."
한 대형 할인점의 자전거 매장... 후나키씨 부부가 전동자전거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전동자전거를 구입한 이들은, 신모델로 교체할 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인터뷰>후나키 사치에(주부) : "올해 신제품은 한층 힘이 좋은 것 같아요. 갈수록 좋은 제품이 나오는구나 생각하면서 둘러봤습니다."
일반 자전거가 우리 돈으로 보통 15만원에서 30만원선인데 반해, 전동자전거는 85만원에서 150만원까지로 훨씬 비쌉니다. 그러나 편의성에다 친환경 붐을 타고 날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엔도 나오야(자전거 판매원) : "최근에는 30대 젊은 층도 출퇴근으로 타는 분들이 많아 젊은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일본에서는 한 달 평균 3만 천대의 전동자전거가 판매됐습니다. 일반자전거 판매대수의 7.7%에 불과하지만, 일반자전거 판매가 줄어든 반면 전동자전거는 17% 늘었습니다.
<인터뷰>야마키 아쓰오(됴쿄 시민) "(연세 드신 분들이 타기에 편한가요?)편합니다. 노인들이 타기에 좋죠."
전동 자전거는 기업체에서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복사기 리스를 전문으로 하는 한 대기업의 아침 시간... 간단한 체조와 조회가 이어지고 영업 사원들이 외근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무실 입구에 놓여 있는 배터리를 하나씩 빼들고 각자의 자전거로 향합니다. 지하주차장의 오르막 출구를 가뿐히 나선 영업 사원들... 복잡한 도심에서 신속하게 거래처를 찾아다닙니다. 오토바이를 이용할 때와 달리, 주차 걱정이 사라졌고... 그렇다고 시간이 더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호시야 디카오(후지제록스 영업사원) : "도심 지역에는 일방통행 많은데 자전거를 이용함으로써 가장 빠른 길로 고객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도심의 복잡한 사무 빌딩들을 주로 방문하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회사 측은 올해 5백40대의 전동자전거를 구입해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자전거 구입비용은 들었지만 한 달 평균 3천 리터의 휘발유를 줄일 수 있는데다, 회사의 친환경 이미지도 고객들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니제키 겐이치(후지제록스 과장) : "해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는데 모두 자전거로 활동하기 때문에 해마다 20대 정도 추가로 구입합니다."
일본의 전동자전거는 이미 16년 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31만5천대가 판매돼, 처음으로 소형 오토바이 판매량을 추월했습니다. 업계에서는 2년 안에 연간 40만대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야마하, 파나소닉, 산요, 브리지스톤 등 유수의 기업들이 전동자전거를 만들며 배터리 용량을 개선하고 무게를 줄이는 등, 보다 실용적인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친환경 소비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전동자전거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인입니다.
<인터뷰>간 노타케(자전거협회 직원) : "환경 보전을 목적으로 타는 분도 많은데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전거는 도시인에게 최선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도로 여건이나 이용자의 연령, 체력 조건 등에 따라, 사용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 전동자전거는 일반자전거의 이 같은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하며 새로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전거 대국 일본이 미래형 자전거 분야에서도 앞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출처 : KBS News
[국제] 이재강 기자
2009-10-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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