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吝考)의 삼대
할아버지 자린고비는 영광굴비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숟가락 먹고 굴비 한 번 쳐다보고,
외출했다가 귀가 할 때는 지푸라기 하나라도 들고 들어왔다.
아버지 자린고비는 새 옷을 사 입어 본 적이 없이 악착같이 돈을 모아 30충 빌딩을 사서
임대업 사장이 되었다.
어느 날, 아들 자린고비가 아버지 빌딩에 왔다.
빌딩 관리인이 아들 자린고비를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하였다.
그러자 아들 자린고비가 말했다.
"멀쩡한 다리는 둬서 뭐합니까? 전기세 아깝게,"
그러고는 30층을 걸러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땀믈 뻘뻘 흘리며 사장실에 도착한 아들 자린고비가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이만하면 자린고비 삼대로 손색이 없지요?"
아들 자린고비를 맞은 아버지 자린고비가 훈계했다.
"어리석은 놈! 30층을 걸어 올라온 것이 뭐가 대단한 일이냐."
이어 아버지 자린고비는 비서를 불렀다.
"엘리베이트를 타고 올라올 때 드는 비용과 30층 올라오는 동안 아들이 소모한 체력을 보충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시오."
잠시 후 비서가 가져 온 보고서를 보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경우 드는 비용은 1,000원, 체력소모를 보충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0원이었다.
아버지 자린고비가 이 보고서를 아들 자린고비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아무나 자린고비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린고비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것이야. 알았느냐?"
궁하게 아껴서 굶어 죽는 것 보다는 제대로 먹으면서 여러 가지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더 낫다.
사회변화에 맞게 융통성 있게 생활을 영위하는 게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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