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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양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양

우리는 양을 치는 사람을 목자(牧者)라 하고, 이들은 양과 같이 살면서 풀을

찾아 양떼를 몰고 다닌다.
그런데, 이 양을 몰고 다니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개들이 한다.

수 천 마리의 양들이 풀을 뜯다가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가에 이르게 되었다.

해는 이미 서산에 기우는데, 목자는 양떼를 데리고 외나무다리를 건너야만했다.

그러나 두려움과 위험을 느낀 양들은 건너지를 않았다.

목자는 양떼를 바라보면서 큰 시름에 빠졌다.

그런데 이때 개의 행동이 재미있었다.
개가 꼬리를 치면서 주인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낑낑대더니, 주인의 마음을

알아차려다는 듯이 외나무다리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몇 번이고 다리를

건너갔다 왔다를 반복하면서, 안심하고 다리를 건너라는 신호를 양들에게

보냈다. 그러나 양들은 멀거니 개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몇 마리의 개가 모이더니, 어린 양 한 마리를 강제로 몰아서 외나무다리를

건너가게 하였다.

어린 양은 외나무다리를 무사히 건너가 시냇물 건너에서 부드러운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몇 마리의 양이 똑 같은 방법으로 개들에 의해 외나무다리를 건너졌다. 그 양들도 시냇물 건너 풀밭에서 마음껏 풀을 뜯어 먹었다.

안심을 한 큰 무리의 양떼들은 그제야 줄을 지어 외나무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 많은 양들이 외나무다리를 다 건너갔다.


한 마을을 지도하는 사람이거나, 한 고을을 지도하는 사람이거나, 나라를

이끄는 위정자이거나 이 양떼의 이야기를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양떼 전체를 한 번에 외나무다리를 건너게 했더라면 외나무다리 건너기에

실패했을 것이다.
처음 한두 마리의 양을 쉽게 몰아서 건너가게 해서는 그 양들이 부드러운

풀을 뜯어먹게 하고, 그 모습을 보게 한 후에, 많은 양들이 스스로 안심하고

외나무다리를 건너가게끔 한 것이다.

어느 나라의 백성들도 그 심리는 이 양떼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지도자들은

잘 알아야 한다.

참고 기다리면서 때를 알아차려야 한다.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그 실천의 절차를 잘 챙기지 않으면 실패한다.
큰일일수록 절차를 중요시해야 한다.

고 유 달영 님의 <인간발견> 삼화출판사 중에서. 일부를 수정함.

서경석님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