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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야기

동티모르의 작은 행복

서경석님의 편지


God Bless Timor-Leste

바로 제 옆에 행복이 있습니다.
대사관 관저 청소부인 "아기다" 양이 첫 아들을 낳았습니다. 
크게 축복할 경사라 아내와 박 춘식 서기관과 "아기다"양 집을 방문했습니다.
격려금 50불, 종합 비타민 2병(4개월 복용) 애기 옷 3벌을 갖고 갔습니다.
마을 아녀자들이 한국 대사가 온다고 구경을 왔더군요.
흙바닥에 맨발입니다. 아무 것도 없어요. 집안에는....
근데 이 애기 엄마가 울었습니다. 제 아내 손을 잡고 울었습니다.
가난하고 서럽게 인정받지 못 하고 살았는데......

그 동네는 이제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
제 운전기사가 이름은 "코스타" 애들이 8명입니다.
죽 세우니 1cm 차이로 줄줄이 서더군요.
멀티 비타민 12병, 라면 2박스, 학용품 꾸러미 6개(학생이 6명이라)를 가지고 갔습니다. 근데 여기서 날리가 났어요. 미취학한 2놈이 자기 것 없다고 울고불고 야단을 쳐서 다시 보내주려고 합니다.
280불 정도 월급에 10식구이니, 개인당 월 28불, 그러면 하루 생활비가 개인당 1불이 안 됩니다. 
옆에 사시는 장모가 왔어요. 자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높은 사람 본답니다. 그리고 흐르는 눈물을 보았습니다.

여기도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어디서, 한 번도, 남이 느낄 수 없는, 나만이 느끼는 행복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려대학교 졸업 ROTC 3기. 육군중장 전역.
전 고려대학교 객원교수(손자병법과 지도자론 강의)
현 동티모르 대한민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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